日시장 도전 5년 만에 정상 올라… 김재용 대표 “플랫폼 준비 마쳐”
獨-스페인 등 유럽 본격 진출 꿈… 김범수 의장도 사내이사 참여
카카오 글로벌 도약 견인 기대
만화 강국 일본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카카오픽코마(옛 카카오재팬)가 다음 달부터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 성장의 돌파구로 디지털 만화 플랫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프랑스 시장에 당장이라도 콘텐츠 플랫폼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며 “3월까진 충분히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카카오재팬은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했다. 2016년 출시 후 5년 만인 지난해 일본 시장 1위로 오른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만화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에서 안착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프랑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프랑스는 일본식 만화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라며 “현지 출판사들을 오랜 기간 만난 결과 디지털 전환을 원하는 곳이 많아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의 프랑스 법인인 ‘픽코마 유럽’은 김형래 대표(29)가 이끌고 있다. 카카오의 전체 계열사, 해외 법인을 통틀어 가장 젊은 대표다. 김형래 대표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니며 성장해 현지 문화에 밝고 유럽 내 첫 디지털 만화 플랫폼 ‘델리툰’에서 근무했던 점을 높게 평가했다.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 시장에 안착한 뒤 독일, 스페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김재용 대표는 “특히 (중남미 등) 스페인어를 쓰는 지역이 많은 만큼 스페인에서의 반응을 지켜보고 시장 확대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에선 카카오픽코마가 그룹 내에서 글로벌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카카오픽코마는 유일한 예외로 꼽힌다. 카카오픽코마의 지난해 거래액은 7227억 원으로 2020년 대비 74.3% 증가했다. 2018년(630억 원)과 비교하면 3년 사이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없이 카카오픽코마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일궈낸 성과였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5월 글로벌 사모펀드(PEF)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해외 국부펀드들로부터 6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8조8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이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추진도 공식화했다.
카카오공동체를 이끄는 김범수 의장도 카카오픽코마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재용 대표는 중요한 의사 결정과 전략 수립 과정에 김 의장이 함께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김 의장과 일본이나 한국에서 매달 한 차례 이상 직접 만나 회의를 했다고 한다.
실제 김범수 의장은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의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등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의 주요 사업 자회사 중에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곳은 카카오픽코마가 유일하다.
김재용 대표는 “투자 등 회사의 굵직한 전략과 관련해 브라이언(김범수 의장)이 기존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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