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튜브와 캔을 개발하고 54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전문성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펌텍코리아㈜는 국내 화장품과 포장 용기의 명가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튜브 제조기업인 부국티엔씨의 관계회사다. 화장품 한류 열풍의 시초가 된 ‘BB크림’의 용기인 ‘펌프 튜브’를 개발한 곳으로, 2001년 창업 이래 연평균 37%씩 성장하며 화장품 용기 업계 강자로 자리 잡았다.
펌텍코리아는 품질 향상과 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다져나갔고, 신성장동력으로 지난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에 진출하였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함과 동시에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차별화되고 다양한 마케팅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펌텍코리아의 이도훈 대표는 “기존 사업인 화장품 용기와 신규 사업인 건기식의 조화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소셜미디어와 커머스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 구조로 신규 성장 동력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9년 펌텍코리아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며 뛰어난 안목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내서 가장 광범위한 용기 제품군 보유
펌텍코리아의 모회사 부국티엔씨는 이도훈 대표의 부친인 이재신 회장이 1969년 설립하였다. 이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제약산업용 알루미늄 튜브 개발에 집중하였으며, 이후 화장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무스, 스프레이용 알루미늄 캔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2001년에는 화장품용 펌프를 개발하여 펌텍코리아를 설립하였다. 이 회장이 이끄는 부국티엔씨는 탄탄한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튜브 용기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왔다. 모태기업의 DNA가 이식된 펌텍코리아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황 속에도 2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빠르게 바뀌는 시장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시장 침체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펌텍코리아는 국내 용기 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제품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 분야에서도 기초, 색조, 더마 코스메틱 등 제품 콘셉트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 포인트 메이크업 색조 용기 등 신규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자체 생산 공장을 통해 재질, 단일 소재, 리필 가능 등 고객 수요에 맞게 제품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친환경 소재 화장품 용기 개발 등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펌텍코리아만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회사의 핵심 영업 직원들은 근무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 근속자”라며 “이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들의 오랜 지지와 믿음이 회사를 앞으로 이끈 동력이자 저력인 셈이다. 펌텍코리아는 ‘Your innovation Partner’라는 슬로건 아래 고객사 및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을 지향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고객사들이 비대면 환경에서 더 편하게 비즈니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용기 플랫폼 ‘e·pumtech’을 출시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패키지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자사와 부국티엔씨가 생산하는 제품을 널리 알릴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제약용품, 화장품, 생활용품 용기를 일괄 취급하는 종합 포장 용기 회사로 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건기식 시장 진출… ‘토털 헬스 솔루션’ 제공
펌텍코리아는 지난해 ‘장인정신 에브리데이 어린이 면역시럽’ 등을 개발한 ㈜잘론네츄럴의 지분을 인수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기존 사업과 동떨어진 분야라 진출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다가 퀀텀 점프를 위해선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시장 성장과 함께 쏟아지는 정보 속에 ‘내게 맞는 영양제’를 선택하는 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 집중했다. 생활습관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별 건기식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닷바이오(N.BIO)’ 플랫폼이 탄생한 배경이다.
신규사업을 총괄한 이 대표의 동생 이현주 전무는 “N.BIO는 ‘당신만의 고유한 N값을 찾아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4P(Personalized, Prevetion, Prediction, Participation)를 통해 모든 이의 건강하고 찬란한 내일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깐깐한 제품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단일 기능 집중 제품 설계를 통해 중복 섭취, 과용 걱정 없는 안전한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BIO는 서울대 의대 박사 출신 연구진과 약학, 운동처방학, 간호학, 영양학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3200여 개 논문을 바탕으로 설계한 문진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다. 해당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생활습관을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식품, 식이, 운동요법을 추천해준다.
이 대표는 “3월 중에 엔닷바이오의 종합 비타민, 피부 건강 세라마이드, 프로바이오틱스, 혈압 관리 건기식, 혈행 관리 건기식, 여성 건강 건기식, 혈당 관리 건기식 등 9가지 제품이 출시된다”며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연구개발에 힘써 안정적 성장”
이도훈 펌텍코리아㈜ 대표 인터뷰
이도훈 펌텍코리아 대표(사진)는 2001년 창업 당시 펌프와 진공용기는 기능성이 개선된 제품이었지만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약 2년 동안 연구개발(R&D)에만 매달렸고 마침내 국내를 대표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거의 모든 종류의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며, 종합 화장품 자재 기업으로서 그 역량을 과시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업계서는 부국티엔씨 창업주이자 부친인 이재신 회장의 집념과 승부사적 근성이 많이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이 대표는 투자 선순환을 통해 펌텍코리아를 시총 2100억 원 규모의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대표는 “펌텍코리아 설립 당시 한국은 한류, K팝 열풍 등으로 시장 형성이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건강한 정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펌텍코리아를 20년 이상 끌고 오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제조업은 한 나라의 성장과 발전의 근원이다. 대한민국도 제조업에서 시작했다”며 “청년들이 대기업, 정보기술(IT) 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으로도 눈길을 돌리면 좋겠다. 제조업은 가장 창의적이면서 삶을 뿌리내리게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 뛰는 그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업 성장과 발전을 위해 규제에 좀 더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제조 기반 B2B 비즈니스는 고객 신뢰를 위해 납기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주 52시간에 맞추다 보니 가끔 납기일 충족이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며 “산업 특성에 맞게 유연한 규제가 적용된다면 국내 중소, 중견 기업이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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