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월평균 소득 464만원
1년새 6.4% 증가에도 소비 저조
평균소비성향 67.3% 역대 최저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계소득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소득이 증가한 만큼 지출은 늘지 않아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4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6.4% 증가했다. 4분기 기준으로 2011년(7.2%)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사업소득과 근로소득 모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사업소득은 전년보다 8.6% 늘어나며 2009년 4분기(10.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일시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돼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반짝’ 잘됐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소득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근로소득도 289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5.6%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증가, 임금 상승 등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66만 명 늘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전체 근로자의 임금도 1년 전보다 각각 3.6%, 4.0%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전년보다 0.7%포인트 하락한 67.3%로 집계됐다. 이는 1인 가구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평균소비성향은 가처분소득을 얼마나 소비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00만 원을 벌면 그중 67만3000원을 썼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데다 대면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물가 상승세까지 거센 만큼 당분간 소비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급등한 물가를 감안하면 지난해 식료품·비주류 음료와 교통 관련 소비지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식료품·비주류 음료와 교통 등 실질소비지출은 각각 1.6%, 6.6% 줄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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