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축소되고 미분양 주택도 늘어나는 추세다.
28일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량이 총 4만1709건으로 전년 동월(9만679건) 대비 5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5만3774건과 비교하면 22.4%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량은 4831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0.6% 줄었고, 수도권(1만6209건) 전체로는 6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의 주택 매매량은 4만3547건에서 2만5500건으로 41.4%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량이 2만446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0%, 전월 대비 19.7% 떨어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1281건으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1000건 대를 나타냈다. 작년 1월(5945건)보다 78.5%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실종되면서 가격 상승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이달 전국 집값은 0.21% 상승하며 2020년 5월(0.14%)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오르며 2020년 5월(0.00%)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적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69%에서 12월 0.46%로 떨어졌고, 올해 1월 0.23%로 상승 폭이 매달 급감하는 추세다. KB부동산 측은 “사실상 보합 수준의 상승률”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미분양 주택 규모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1727채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1만7710채)과 비교해 4017채(22.7%)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은 1325채로 전달(1509채) 대비 184채(12.2%) 감소했지만, 지방의 경우 2만402채의 미분양 주택이 발생하며 전달(1만6201채)보다 25.9%(4021채) 증가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각종 시장 지표만 놓고 보면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정부 규제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몇 건의 거래가 통계를 왜곡시킬 수 있는 만큼, 수급불균형이 해소됨에 따른 정상적인 가격 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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