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게임사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세상을 떠났다. 올해로 만 54세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NXC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한국 벤처업계의 1세대 창업자 중 한 명이다. 온라인 게임 중심의 한국 게임업계를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1994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넥슨을 창업하고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이 게임의 성공을 기반으로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과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등을 인수해 넥슨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넥슨은 2000년대 초부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사로 키웠지만 최근 수년 동안 김 이사는 게임 사업보다 다른 영역에서의 투자 활동에 더 힘을 기울여 왔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 비트스탬프와 모빌리티 기술 기업 FGX모빌리티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8년 넥슨재단을 설립한 이후에는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을 중심으로 기부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NXC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005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온 김 이사는 지난해 7월에는 NXC의 대표직을 16년 만에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 이사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역량 있는 다음 주자에게 (경영을) 맡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우리 사회와 넥슨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회사 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미국과 서울, 제주 등을 수시로 오가며 미래 사업을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는 현재 김 이사가 67.49%, 부인 유정현 씨가 29.43% 두 딸이 각각 0.68%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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