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출제재 본격화땐 악화 우려
올해 2월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20.6% 늘면서 무역수지가 석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앞으로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재가 본격화하고 에너지 값이 계속 급등하면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2월 한국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20.6% 증가한 539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역대 2월 수출액 중 가장 높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1.1%)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24.0%), 컴퓨터(44.5%), 디스플레이(39.2%), 석유제품(66.2%)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월 수입은 1년 전에 비해 25.1% 증가한 530억7000만 달러였다.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수입 비용이 높아졌다. 다만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더 늘며 2월 무역수지는 8억4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2월 1∼20일 16억7900만 달러 적자였던 무역수지가 8일 만에 흑자로 돌아서자 정부가 대선 전에 여론을 고려해 ‘수출 밀어내기’로 물량을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산업부는 “한국은 통상 월말에 수출이 집중돼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2월에도 20일까지 무역수지가 적자였지만 이후 반전돼 2월 전체로는 흑자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외 경제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이 경제의 강한 회복과 반등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앞으로 원자재 값이 계속 오르면 무역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28일 러시아에 대한 전략물자 수출 차단 등 제재 방침을 밝혀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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