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추억 만들어줘 감사” … ‘바람의 나라’ 게이머들 온라인 추모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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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별세에 줄잇는 추모 메시지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일 오후 10시경 넥슨의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에 접속한 다수의 
이용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바람의 나라는 김 이사가 넥슨을 창업하면서 개발해 1996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다중 접속 역할 수행 온라인 게임이다. 유튜브 화면 캡처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일 오후 10시경 넥슨의 PC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에 접속한 다수의 이용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바람의 나라는 김 이사가 넥슨을 창업하면서 개발해 1996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다중 접속 역할 수행 온라인 게임이다. 유튜브 화면 캡처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이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고 두 시간여가 흐른 1일 오후 10시,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이용자들이 게임 안에서 모였다. 장소는 게임 안에 구현된 공간인 ‘부여성’ 남쪽 흉가 앞이었다. ‘바람의 나라’ 서비스 초기인 1996년부터 있었던 공간이다.

바람의 나라는 김 이사가 1994년 넥슨을 창업하면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다중 접속 온라인 게임이다. 넥슨을 키워낸 대표작이다. 게임 속에서 온라인 추모식을 연 이용자들은 채팅창에 “게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만들어준 분,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등의 메시지를 올리고 국화 아이템을 내려놓기도 했다.

한국 벤처업계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김 이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에 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곳곳에서 추모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2011년부터 김 이사와 인연을 이어온 푸르메재단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푸르메재활센터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김 이사는 2013년 국내 최초의 아동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넥슨코리아 등과 함께 200억 원을 기부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기부에 그치지 않고 가족이 직접 5개월 동안 자원봉사를 하면서 병원을 챙길 정도로 누구보다 장애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셨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기술(IT) 업계와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김 이사가 투자자 또는 조언자로 자신을 도왔던 일화를 쏟아냈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 ‘이투스’ 창업자 김문수 스마투스 대표는 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1년 김 이사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경험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한참 후 고개를 들어 보니 JJ(업계에서 김 이사를 친근하게 부르던 호칭)가 옆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몇 주 뒤 두 번째 만난 자리에서 계약서도 없이 보통주(보통주 매입)로 10억 원의 투자를 얼떨결에 받았다”고 회고했다.

넥슨 출신으로 ‘아기상어’를 제작한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도 “모든 면에서 (김 이사가) 인생의 롤모델이었다”며 “2013년 첫 투자를 받고 100배로 불려 드리기로 했던 목표가 눈앞에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게임업계 동료인 방준혁 넷마블 창업자는 2일 “작년 제주도에서 만났을 때 산악자전거를 막 마치고 들어오는 건강한 모습과 환한 얼굴이 아직 떠오르는데 갑작스러운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며 김 이사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측은 2일 “하와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8일 현지 경찰을 통해 김정주 이사가 27일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는 “김 이사가 하와이를 종종 찾았었고, 휴양 및 사업 구상 목적으로 왔다는 말을 교민들에게 전했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이사의 사망과 관련 수사 당국은 “타살 혐의나 (수사를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2일 넥슨 측을 통해 조용히 장례 절차를 밟으며 국내에 빈소를 마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주 별세#추모 메시지#바람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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