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산-소비 동반 추락… 유가 110달러 돌파, 불확실성 더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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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땐 성장률 0.3%P↓
경기 회복세 낙관하기 쉽지 않아… “원자재 중장기 조달계획 짜야”
IEA, 6000만배럴 비축유 방출… 유가 진정시키기엔 역부족 분석

국제유가(브렌트유)가 2일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에 휘발유값이 L당 1990원으로 표시돼 있다. 뉴시스
국제유가(브렌트유)가 2일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에 휘발유값이 L당 1990원으로 표시돼 있다. 뉴시스
올해 1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감소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6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유가를 진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생산·소비, 1년 10개월 만에 동반 감소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8(2015년은 100)로 전월 대비 0.3% 줄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20.8(2015년은 100)로 전월에 비해 1.9% 감소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경기 전망도 어둡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 2년 11개월 만에 최장 기간 하락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경기 회복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며 국제유가가 급등해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 쉽지 않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2일(현지 시간)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며 2014년 7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날 장중 110달러를 넘겼다.

국제사회가 비축유 방출을 발표한 뒤에도 유가가 치솟아 불안감이 커졌다. IEA 회원국은 1일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역시 비축유 방출에 동참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더 뛴 것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더 커지며 유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축유 방출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도 여전하다”라고 했다.
○ “유가 100달러대에 맞게 전략 재수립해야”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한국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수입 비용 부담이 커져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조너선 가너 등을 인용해 “고유가가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 한국, 대만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와 기업이 ‘유가 100달러대’에 맞게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평균 73달러로 추산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1%로 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305억 달러 줄어든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는 전략 비축유를 일정 수준 공급해야 한다”며 “기업들도 생산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의 중장기 조달 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생산#소비#유가#경제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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