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인터넷은행보다 2배 수준
토뱅 “기존 대출 연체 없거나
보험계약 유지땐 가산점 부여”
중소기업에 다니는 A 씨(39)는 올해 초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서 1000만 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A 씨는 신용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672점(옛 신용등급 6등급)으로 낮은 편인 데다 이미 전세자금대출이 2000만 원 넘게 있어 시중은행에서 추가로 대출받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토스뱅크에서는 고신용자와 비슷한 연 3.36%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A 씨가 8년째 회사에 재직 중이며 장기간 보험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토스뱅크가 높이 평가한 덕분이다.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면서 건전한 소비 패턴을 보인 것에도 은행 측은 가점을 줬다.
토스뱅크는 올해 신규 대출의 31.75%를 신용점수 820점(KCB 기준) 이하의 중·저신용자에게 내줬다고 3일 밝혔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16∼17%(지난해 말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5일 출범한 토스뱅크는 열흘 만에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소진해 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하지만 올 들어 대출을 재개하고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말 현재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은 1조9446억 원으로 지난해 말(5315억 원)보다 1조4131억 원 급증했다.
토스뱅크는 자체 개발한 ‘토스 신용평가모형(TSS)’을 통해 고객의 실질소득을 분석해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저신용 고객들에게 신용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예컨대 기존 대출을 연체 없이 성실히 상환했거나 오랫동안 보험 계약을 유지했다면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분류해 신용평가를 할 때 가산점을 주는 식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중·저신용자로 분류됐던 고객 4명 중 1명(26.3%)이 심사 과정에서 고신용자로 상향돼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토스뱅크에선 KCB 신용점수가 454점(옛 신용등급 8등급)인 소비자도 대출을 받았다.
또 토스뱅크에서 대출받은 중·저신용 고객의 평균 금리는 연 7.7%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연 13.3%)보다 5.6%포인트 낮았다. 올 들어 하루 평균 2만7157명이 토스뱅크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내 한도 관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대출 고객의 62%는 주말을 포함한 은행 영업시간 외에 대출을 받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신용평가 모형의 고도화 등을 통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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