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급격 인상 우려 감소에 증시 상승
파월 “우크라 사태 매우 오래갈 듯…인플레 심해지면 금리 더 올릴 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달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컷’보다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는 우크라이나 악재에도 일제히 반등했다.
2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달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며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달 15,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기본 인상 폭인 0.25%포인트를 올릴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0.50%포인트의 급격한 인상에 나설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사실상 0.25%포인트 인상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이며 매우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기대와 부합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국내외 주식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내며 일제히 올랐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1.79%, 1.62% 뛰었다.
3일 코스피도 전날보다 1.61% 오른 2,747.0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38억 원, 2611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1.88% 상승한 912.32에 마감하며 약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900 선을 넘어섰다. 대만(0.37%), 일본(0.70%) 증시도 올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이 예상보다 덜 긴축적인 행보를 보이자 금융시장이 반색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많아 시장 변동성은 계속되겠지만 연준의 급격한 긴축에 대한 큰 우려는 덜어냈다”고 했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국지수에서 러시아 주식시장을 퇴출시키면서 국내 증시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도 더해졌다. MSCI는 전날 “러시아를 신흥국지수에서 독립시장 상태로 재분류하기로 했다. 9일 장 마감 이후부터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MSCI 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러시아 증시에서 빠져나와 일부가 한국 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 1조 원 안팎에서 최대 4조 원의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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