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과 지난해 국내 증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였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미국발 금리 공포 등에 메타버스를 비롯한 성장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 매출 등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메타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눈여겨보면 좋을 투자처로 판단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이머젠리서치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8년경 8290억 달러(약 99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높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많은 기업이 준비해온 메타버스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시점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외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네이버, 컴투스, 카카오 등이 모두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을 도입한 메타버스 관련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은 광고, 소셜커머스 영역뿐 아니라 게임,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이고, 그 중심에 가상공간과 아바타가 있다. 가상공간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아바타를 통해 사용자는 현실과 비슷한 메타버스 세계를 보고 듣고 느낀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 등의 기술을 통해 가상공간과 가상의 물건을 현실에 구현할 수 있다.
많은 국내 기술회사들은 가상공간과 아바타를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로 변신하고 있다. 예컨대 광고업체 자이언트스텝은 올해 10개 이상의 가상 아이돌, 사이버 인플루언서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수익모델을 구축해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 개발사 컴투스의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하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Com2verse’를 내놓으며 아바타와 가상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렇듯 올해는 앞서 다양한 기업이 준비해온 메타버스 신사업의 윤곽을 살펴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옥석을 가리기가 중요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메타버스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한 기업들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을 보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주가를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관련주라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는 지났기 때문이다.
국내외 메타버스 생태계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며 유망한 사업 아이템을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견실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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