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대러 제재 무시에 공개 경고”
업계 “中기업 美 제재대상 포함땐, ‘화웨이’ 때처럼 서방기업 반사이익”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경제제재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업계 또한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러시아 수출 제한을 무시하는 중국 기업들에 그들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와 소프트웨어(SW) 공급이 차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침공을 감행하자마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군부 등 러시아 핵심 인사, 기관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반도체, SW 등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첨단 물자의 러시아 수출도 일반 소비재가 아니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고 반도체 등 첨단 물자 공급을 계속하는 SMIC 또는 여느 중국 기업을 본질적으로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중국 업계에 경고했다. SMIC는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이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후에도 반도체를 러시아에 공급할 가능성이 큰 업체로 지목돼 왔다. 러몬도 장관의 이번 발언이 미국의 대러 제재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중국 정부에 대한 압박과 제재 동참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는 이유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을 지속하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화웨이 제재 때처럼 서방권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2019년 ‘정보통신 보호’를 명목으로 단행한 제재 후 미국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할 수 없게 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그 대신 삼성전자와 서방권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됐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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