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은 ‘4중고’ 위기에 대한 인식과 대응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환율 급등 대비책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본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대기업 33곳 중 26곳(78.8%)과 중소기업 30곳 중 29곳(96.7%)이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반면 ‘환율 변동 폭 확대’는 중소기업 56.7%가 선택한 변수였지만, 대기업들은 11곳(33.3%)만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응답 대기업 중 절반은 연평균 환율 변화가 경영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통화선도, 통화스와프 등 ‘환율 헤징(위험회피)’ 파생상품을 통해 대책을 미리 마련해 놓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같은 답변을 한 기업은 10%에 그쳤다.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연평균 환율 수준을 1150∼1350원으로 제시했을 때 ‘1150원 이하’(26.7%)와 ‘1200원 이하’(33.3%)로 답한 중소기업이 10곳 중 6곳이나 됐다. 연평균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경우 60%의 중소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1월 3일 1193.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3월 11일 1237.0원까지 올라 이들 기업으로서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재무적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현실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해외 사업이 많은 대기업들은 경영에 영향을 주는 외부 변수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정세 불안(39.4%)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중소기업 중 이를 꼽은 곳은 16.7%에 그쳤다. 새 정부의 기업 정책 불확실성이 경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도 대기업(15.2%)이 중소기업(3.3%)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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