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포드, 美 이어 유럽 배터리 합작법인 추진… 터키 최대기업 ‘코치’ 참여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3월 14일 16시 58분


SK온·포드·코치, 터키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MOU
터키 앙카라 인근 조성… 연산 30~45GWh 규모
오는 2025년 상용차 배터리 생산 가동 목표
“SK·포드 배터리 동맹 영역 확대”

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계획)
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계획)
SK온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Ford)와 손잡고 미국 내 최대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착수한데 이어 올해는 유럽 생산거점 확보를 추진한다. 유럽 거점 확보를 위해 SK온과 포드는 터키 최대 기업인 코치(Koç)와 함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SK온과 포드 배터리 동맹이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SK온은 포드와 코치 등 3자가 참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14일(현지시간) 체결했다. 코치(Koç Holding)는 지난 1926년 설립된 터키 대표 기업이다. 1959년 포드와 함께 포드오토산(Ford Otosan)을 설립하고 코카엘리지역 등에서 상용차 등을 생산 중이다. 연산 45만5000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합작 배터리 생산 공장은 터키 앙카라 인근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하이니켈(High Nickel)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라고 한다.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생산된 배터리는 주로 상용차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유럽에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포드 전기 상용차 E-트랜짓
포드 전기 상용차 E-트랜짓
유럽 합작 생산공장이 들어설 터키 앙카라 인근 지도
유럽 합작 생산공장이 들어설 터키 앙카라 인근 지도
SK온은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핵심 파트너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포드가 최근 전기차 사업 분리를 발표하면서 SK온과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드는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용량 240GWh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상당 부분이 SK온을 통해 조달된다. 포드의 경우 북미에서 필요한 140GWh를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SK온과 설립하는 129GWh 규모 합작법인 ‘블로오벌에스케이(BlueOval SK)’, SK온 미국 조지아주 제2공장(11GWh) 등을 통해 확보한다. 나머지 100GWh는 유럽과 중국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터키 합작 공장이 그중 30~45GWh를 담당하는 것이다.

SK온은 파트너십을 통한 합작법인 외에 자체 생산 공장을 구축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서산)과 미국(조지아), 중국(창저우 등), 헝가리(코마롬) 등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중국 옌청 제2공장과 헝가리 이반차 공장 등도 오는 2025년 이전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과 독립 생산법인(공장) 총 생산능력은 2025년 220GWh를 확보하고 2030년 500GWh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온 배터리 제2공장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온 배터리 제2공장
지동섭 SK온 대표이사는 앞서 SK온은 작년 말 누적 수주 1600GWh를 달성한데 이어 증량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차질 없는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글로벌 넘버원(No.1) 배터리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스튜어트 롤리(Stuart Rowley) 포드 유럽 회장은 “이번 합작투자 추진은 우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방법의 대표적인 예”라며 “유럽에서 보다 효율적이면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포드의 전기차 사업을 구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설계의 일환으로 올해 발표할 전동화 비전 중 가장 먼저 추진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SK온·포드 동맹에 파트너로 참여한 코치그룹은 에너지와 자동차, 내구소비재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터키 경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이번 합작법인 설립에 있어 최적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직원 수만 11만 명에 달하고 작년 연결 매출액은 약 29조 원을 기록했다.
포드 F-150 라이트닝에 적용되는 SK온 전기차 배터리 NCM9
포드 F-150 라이트닝에 적용되는 SK온 전기차 배터리 NCM9
레벤트 카키로울루(Levent Çakıroğlu) 코치그룹 CEO는 “전기차 시대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자동차 산업 미래에 동참하는 협력으로 터키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오랜 자동차 산업 경험과 역사, 포드의 신뢰와 헌신, SK온의 기술력과 배터리 경험 등이 조화를 이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SK온(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1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연구를 시작해 고밀도 니켈 NCM 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각각 8:1:1 비율로 섞은 양극재를 적용한 NCM811배터리를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NCM9(니켈 약 90%) 배터리 개발에도 성공했으며 향후 포드 F-150 라이트닝에 차량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포드와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통해 협력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됐다”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훌륭한 파트너업체들과 성공적인 합작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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