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넘게 치솟으며 단숨에 1240원대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덮쳤던 2020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라 13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하락) 1242.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240원을 돌파한 건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 1188.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서만 53.5원 급등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를 넘어섰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져 원-달러 환율이 이달 안에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환율은 3월 19일 장중 1296원까지 급등했다.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0.59%(15.63포인트) 하락한 2,645.6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6395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2.16%(19.27포인트) 급락한 872.44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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