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소비 등 경제활동의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이전 세대와 다른 독특한 삶의 방식과 소비행태 변화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Z세대의 근로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의 근로소득과 비교해 1.4배 높아졌으나 총부채가 4.3배 수준으로 크게 늘고, 소비는 오히려 낮아지는 등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5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MZ세대와 여타 세대의 소득, 소비 등을 비교한 결과를 내놨다. MZ세대의 연령 범위는 M세대의 연령범위(1980~94년생)에 Z세대(1995년생 이후)의 1995년생만 포함한 1980~95년생으로 정의했다.
조사 결과 MZ세대는 향후 상당기간 우리나라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나 소득, 자산, 부채, 소비 등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8년 MZ세대(결혼한 상용직 남성 가구주 기준)의 연간 총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1962~1977년생) 대비 1.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MZ세대의 총소득 증가는 주로 이전소득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8년 MZ세대의 이전소득은 이전소득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2005년 동일 연령대에 비해 2.1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소득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의 근로소득과 비교해 1.4배 높아졌으나 X세대(1965~1979년생) 1.5배, BB세대(1955~1964년생) 1.6배에 비해 증가폭이 작았다.
같은 기간 MZ세대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 금융자산에 비해 일부(1.3배 수준) 높아지기도 했으나 전기간(2001~2018년)을 보면 증가폭이 거의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MZ세대의 은행예금은 2001년 동일 연령대의 은행예금과 비교해 2.6배 높아졌으나 BB세대(6.1배)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낮았다.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연구위원은 “MZ세대는 불황기에 처음으로 취직해 근로소득이 낮은데다 생활비 등을 빼면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아 금융자산 축적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 다만 2012년께부터 MZ세대 연령대가 투자를 위한 현금의 임시 보관처로 수시입출금식 은행예금을 선호하면서 은행예금과 금융자산이 소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MZ세대의 총부채도 주택마련 목적의 금융기관 차입증가로 2000년 이후 대폭 높아졌으며, X세대와 BB세대 총부채 증가폭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MZ세대의 총부채는 2000년 동일 연령대의 총부채 대비 4.3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X세대(2.4배)와 BB세대(1.8배)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총 부채가 신용순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용확장기에 MZ, X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가구의 총부채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MZ세대의 부채가 높게 나타났다. 2017년 신용확장기 중 MZ세대의 가장 연장자인 1980년생의 총부채는 9800만원(명목)으로 2002년 신용확장기중 X세대의 가장 나이가 많은 1965년생의 총부채(2230만원)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MZ세대의 총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의 변동이 없으며 소비 성향도 하락세를 보였다.
2017년 MZ세대의 총소비는 2000년 동일 연령대 대비 1.3배 증가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동일 연령대 총소비 대비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2017년 MZ세대 연령대의 소비성향은 총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2000년 동일 연령대 소비성향 대비 0.9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MZ세대가 우리 경제의 주력 세대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전 세대 대비 취약한 경제 상황이 향후 경제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 했다.
최 연구위원은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는 한편 소득증가, 부채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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