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46%↑ 석탄 75%↑… 한국 주력산업 ‘원재료 쇼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8일 03시 00분


기업들 지난해 실적 분석해보니
업종 안가리고 핵심소재 값 폭등…TV가격 32%-車 14% 상승 이어져
생산실적 줄며 경영환경 악화…올해 우크라 사태로 타격 더 클듯

한국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지난해 원재료 가격 인상의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연초부터 원유, 곡물, 광물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동아일보가 국내 주요 기업의 2021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은 기업 규모나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은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 삼성전자 TV는 약 32%, 현대자동차의 승용차는 13.7%, LG 냉장고·세탁기는 7.2% 가격이 각각 올랐다.

사상 최대 매출(280조 원)과 역대 세 번째 영업이익(52조 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원재료 매입에 100조 원을 넘게 사용했다. 현재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으로 합쳐진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은 지난해 각각 31조5931억 원, 38조7324억 원 규모의 원재료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2020년 원재료 매입액과 비교하면 CE부문은 37.6%, IM부문은 13.0% 늘었다.

이 같은 매입액 증가는 원재료 단가 상승 영향이 크다. 생산실적은 TV 등 영상기기의 경우 2020년보다 오히려 8.5% 감소했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는 4.5% 증가했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약 39%, 모바일 AP 가격은 약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가전 소재와 관련해 “레진 가격이 18.2%, 구리 가격이 15.1% 올랐다”고 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철강, 조선업 등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를 만드는 데 쓰는 철광석(47.5%), 알루미늄(45.5%), 플라스틱(23.9%) 등의 가격이 모두 대폭 상승했다. 알루미늄은 특히 2019∼2020년에는 가격이 안정적이었으나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해 충격파가 더 컸다.

선박 제작의 주 재료인 스틸플레이트는 68.0% 올랐고,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석탄 가격은 74.8%나 올랐다. 석유화학 산업 주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가격은 국산(45.3%) 수입(51.0%) 할 것 없이 고공행진 중이다. 철광석이 비싸지니 건설업에서 사용하는 강관파일 가격 역시 지난해 두 배가 넘게 뛰었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중국 CATL과 경쟁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소형 배터리용 양극재 가격이 32.3% 올랐다고 공시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는 보통 배터리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재계 관계자는 “원재료, 물류비 등의 부담은 올 들어 더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와 환율 급등으로 경영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재료#원유#곡물#광물#핵심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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