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위험 회피 심리 회복으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200원대로 내려갔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4.3원)보다 6.7원 내린 1207.6원에 문을 닫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3원 내린 1212.0원에 문을 열었다. 장중 1206.5원까지 내려갔다. 전날에는 전거래일 보다 21.4원이나 폭락하면서 2020년 3월 27일(22.20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환율이 1210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일(1206.10원)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지난 14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우려로 1242.3원으로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240원을 돌파하는 등 일일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만기를 도래한 달러표시 채권 이자 1억1700만 달러를 갚으면서 디폴트 위기를 모면하자 안도했다.
러시아는 전날 만기를 맞은 국채 이자를 JP모건을 통해 씨티그룹에 달러화로 이체했다. 당초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러시아가 국제결제시스템(스위프트)에 퇴출 당해 이자를 지불하지 못할 것으로 봤으나 스위스 비밀계좌에 예치돼 있던 자금을 이용했다. 이자를 지급했지만, 아직 추가 채권 이자 도래일이 이달 세 차례 더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전날 나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 정례회의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 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의 첫 인상이다. 회의 결과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달러 약세로 작용했다.
미국은 전쟁이 길어질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이용한 위협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잠정 합의가 도출됐다는 외신보도를 부인하는 등 동유럽 지정학 위험은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4% 급등한 배럴당 102.98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도 9.9% 급등한 배럴당 106.93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산 원유 생산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한때 배럴당 107.50달러까지 올라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17.66포인트(1.23%) 뛴 3만4480.76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는 53.81포인트(1.23%) 상승한 4411.6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8.23포인트(1.33%) 오른 1만3614.78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14% 내린 2.16%대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채권 금리는 1.66% 하락한 1.91%대로 마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에 부합하는 FOMC 결과 등으로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되는 등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며 “당분간 달러 약세와 금융시장 불안심리 진정에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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