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체의 전동화 정도, 배터리 조달 방법 등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0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불안은 국내 완성차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이슈지만 국내 자동차업계는 배터리를 외부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테슬라 등에 비해 방어능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전세계적으로 고연비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경우 연비에 대한 강점이 있는 일본·한국계 브랜드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
현대차증권 장문수 연구원은 “니켈 가격 급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불거지고 있고, 실제 테슬라·BYD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은 원가 상승 부담을 근거로 가격 인상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통적 완성차업체들의 손익 방어는 좋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급등한 니켈 가격은 전기차 한 대당 1000달러 이상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테슬라는 미국·중국 등에서 원가 상승을 이유로 100만~200만원 가량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배터리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는 배터리 업체와 원가 상승분을 분담할 수 있다. 배터리업체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분기·반기 단위로 조달가격을 고정해둔다. 이 때문에 단기 원재료 급등락에 따른 원가 민감도가 낮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공급 회복 지연에 따른 인센티브 하락, 평균 판매단가 상승 등으로 원가 상승 여력을 갖추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고연비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연구원은 “제한된 생산능력, 한정된 보조금 예산을 감안할 때 순수전기차(BEV)는 가격 인상의 형태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는 가격 인상과 볼륨 증가의 형태로 수요상승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적인 러시아-우크라이나 발 불안은 국내 완성차에 부정적인 이슈지만 장기화될 경우 유연한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면 주요 시장에서 완성차업체들의 평균판매단가·믹스 개선 전략은 더욱 효과가 커지고 제한적으로 증가하는 공급과 가격 인상을 동시에 누리며 수익성 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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