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후보자 “인플레-경기리스크 동시 확대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4일 14시 01분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2020/01/09 동아일보DB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2020/01/09 동아일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4일 “성장, 물가,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한은을 통해 발표한 지명 소감에서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앞서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근무해온 그는 30일 귀국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8년 여간 IMF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지금 처해 있는 여러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달 말 물러나는 이주열 총재에 대해선 “지난 2년간 팬데믹 상황에서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이후 선제적이고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주열 총재 또한 전날 송별간담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학식, 정책 운영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출중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후보자가 몸담았던 IMF도 23일(현지 시간) 이 국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IMF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국장은 날카로운 지성과 열정으로 회원국을 위해 헌신해온 뛰어난 리더였다”며 “아시아 정치, 경제에 대한 그의 방대한 지식과 네트워크가 회권국과 신뢰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IMF는 “그와 함께 일한 특권을 누린 우리는 그의 친절함과 동료애, 놀라운 유머 감각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IMF 전체 동료들이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 국장이 중요한 자리에 지명된 것을 축하하며 IMF에 대한 그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IMF는 이 국장의 후임자 인선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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