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신임 하나금융그룹 회장(66·사진)이 “하나금융을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합병(M&A)에 뛰어드는 한편 글로벌 사업도 비은행 부문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졸 행원으로 입사해 42년 만에 그룹 사령탑에 오른 함 회장은 27일 취임 인사를 통해 “저성장 고착화, 고령화 가속,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 변곡점에 있다. 주주 및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명하고 공정하며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함 회장은 앞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끈 김정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법률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국내외 주주들의 지원을 받아 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
함 회장은 임직원에게 사자성어 염구작신(染舊作新·옛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을 전하며 “임직원이 함께 이뤄낸 과거의 성과와 현재의 노력이 모여야만 하나금융의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최고 금융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전략으로 △비은행 사업 재편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은행과 증권 중심의 성장엔진을 완성하고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키울 계획이다. 또 비은행 부문 M&A와 관계사 간 기업금융 협업을 강화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해외 사업에서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화를 강화하고 비은행 부문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M&A와 지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또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고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해 외부 자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충남 논산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함 부회장은 금융권 ‘고졸 신화’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초대 통합 은행장에 올랐고 2016년부터 지주 부회장을 겸직했다.
하나금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감안해 회장 취임식은 열지 않고 행사 비용을 본점 사옥에서 경비 미화 주차관리 등을 하는 파견 직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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