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로 인천공항 이용객 16% 늘어
하와이-필리핀-日 노선 운항 늘리고 대형 기종으로 바꿔 투입 채비
일각 “코로나 더 지켜봐야” 신중론
정부가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7일)를 면제해 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움츠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당장 4∼5월 국제선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4월까지 주 3회 운항하는 하와이 노선을 5월에는 주 5회 운항으로 증편할 예정이다. 기종도 270∼280석 규모의 A330 대신 368석 규모의 B747-8i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 왕복 항공편인 KE017/018 편 운항도 4월 주 5회에서 5월엔 매일 운항으로 바뀐다. 그동안 운항을 중단했던 필리핀 세부 노선도 5월 주 2회 운항을 재개한다. 괌 노선은 4월 주 2회에서 5월 주 4회로 늘린 뒤 같은 달 30일부터는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파리와 시드니 노선도 5월 주 1회씩 증편하고, 일본 나리타에도 주 3회 추가 운항을 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등 4개 노선에 대해 증편 운항을 결정했다. 또 하와이 노선에 주 3회 취항하며 홍콩과 베트남, 태국 등의 운항 횟수도 늘린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여행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말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주 2회 운영한다. 에어서울도 4월 사이판, 5월 괌 노선을 운영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4월 부산∼괌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는 운항 횟수지만 이러한 항공업계 움직임은 실제 여행객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25∼27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만6000여 명으로 일주일 전인 18∼20일 4만여 명보다 16% 정도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이미 백신 접종자 및 코로나 완치자 등에 대해 입국 시 무격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막고 있던 국내 방역지침 ‘해외 입국자 자가 격리’가 풀리며 잠재 여행객들이 해외로 향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항공사 내부에서는 증편에 대한 신중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여행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는 높지 않아서다. 한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운항 계획을 전면 수정한 적이 있어서 노선 운항 횟수 조정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유가 상승 및 여행객 증가에 따른 항공료 상승 때문에 기대만큼은 여행객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특정 노선의 경우 여전히 항공 좌석 60% 제한 규제가 걸려 있어 여행 활성화를 막는 부분도 있다”며 “해외 국가들의 코로나 방역 규제가 계속 바뀌는 부분도 변수”라고 했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아 여행객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일부 여행지의 경우 코로나19 상황 동안 호텔 및 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안 해 인프라가 망가진 곳도 있기 때문이다. 또 갑자기 늘어난 수요로 현지 호텔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각종 위약금과 관련한 약관이 변했는지 등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자가 격리 의무는 풀렸지만 코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백신 접종 서류 등을 갖춰야 해 여전히 불편한 게 사실”이라며 “미성년자가 있는 가정은 해외 국가들의 관련 규정을 특히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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