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엔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원-엔 환율이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에 견준 엔화 환율은 6년 3개월 만에 123엔을 넘어섰다.
28일 오후 3시 30분 현재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6.55원으로 전 거래일(1000.21원)보다 3.66원 하락했다. 2018년 12월 14일(995.90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재정환율로 상대 가치를 비교한다.
이날 글로벌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23.1엔까지 상승(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장중 123엔을 돌파한 건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 엔화 가치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은 올 들어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데 비해 일본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도 일본의 무역적자를 키워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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