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기존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D램 시장을 넘어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새로운 미래 시장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시장 흐름에 맞는 첨단 포트폴리오를 통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의 1단계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선두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의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미국에 신설 자회사인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했다. 미국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솔리다임은 인텔이 운영했던 SSD 사업을 인수해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하게 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이 회사의 의장을 겸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단순히 시장 점유율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바일 제품에서 강점을 지닌 기존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과 기업용 SSD에서 경쟁력이 있는 인텔 낸드 사업이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글로벌 ICT 플레이어와 더욱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파운드리 기업인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도모했다. 키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2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을 적용해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틀을 깬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 역할을 전담하고, 사람의 뇌와 같은 역할인 연산 기능은 비메모리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담당해왔다. 올해 2월 SK하이닉스는 이런 관념을 깨고 연산 기능도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PIM’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PIM이 적용된 첫 제품으로 ‘GDDR6-AiM’ 샘플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초당 16기가비트(Gb)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GDDR6 메모리에 연산 기능이 더해진 제품으로, 일반 D램 대신 이 제품을 CPU·GPU와 함께 탑재하면 특정 연산의 속도는 최대 16배까지 빨라진다. GDDR6-AiM은 머신러닝과 고성능 컴퓨팅, 빅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D램의 품질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한 데 이어 1년 2개월 만에 최대 용량 제품을 선보인 것으로, DDR5 분야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한 것이다.
이번 24Gb DDR5 제품에는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도입한 10나노 4세대(1a)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DDR5 D램 대비 칩당 용량은 16Gb에서 24Gb로 향상돼 생산효율이 개선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 또 전력 소모를 기존 제품 대비 약 25% 줄이고, 생산효율 개선에 따라 제조 과정에서 에너지 투입량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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