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의 올해 1분기(1~3월) 성적표에 글로벌 완성차 생산 차질과 핵심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올해 하반기(7~12월)까지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 주요 배터리,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했거나 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매출 4조4053억 원, 영업이익 156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1%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들어가는 폭스바겐 ID.4 모델 등도 출하량이 줄었다. 완성차 업계 전반적으로 연간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서 배터리 납품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기업이자 국내 배터리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 또한 1분기에도 1000억 원 중반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예정이다. 직전 분기 영업 손실(3100억 원)보다는 적자폭을 줄였지만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당분간 적자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 관계자는 “전해액, 구리 등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올해 4분기(10~12월)에 분기 기준으로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내년부터는 연간으로도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경우 매출 3조7849억 원, 영업이익 289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7%, 117.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업계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서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를 극복한 사례다. 삼성SDI 측은 “미국 내 건설경기 수요 회복으로 인한 전동공구용 원형 전지 수요 증가와 반도체 소재 및 편광필름 사업 호조가 뒷받침됐다”고 밝혔다.
일부 배터리 소재 업계 회사들도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7.2% 감소할 것으로, 동박 소재 기업인 솔루스첨단소재는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증권사 연구위원은 “이번 배터리 1분기 실적 타격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주요 고객사인 GM,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에 셀 제조 라인에서부터 출하량이 줄었고, 그러다보니 소재 업체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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