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하이 봉쇄 장기화… 한국기업들 공장가동 중단 사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국내 기업들 리스크 관리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 가동도 연이어 중단되고 있다. 대부분 재고가 이미 확보돼 당장 타격은 없지만 봉쇄가 더 길어지면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고 다른 지역에서의 대체 생산과 공급량 조절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6일 식품업계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상하이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지난주부터 상하이시 당국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상하이시는 당초 5일까지로 봉쇄 시한을 정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이를 연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에뛰드,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제품을 연간 1억 개 정도 생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 현지 재고가 있어서 당장 피해는 없지만 봉쇄 장기화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랜드그룹도 상하이에서 운영 중인 230개 의류매장 영업을 멈췄다. 판매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됐어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랜드 측은 “공장은 베트남에 있어 제품 수급에 아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다른 지역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공장별 생산량 조정을 통해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수급 차질 최소화에 나섰다. 농심은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과 비슷한 품목을 취급하는 선양 공장 물량을 중국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상하이 봉쇄 전 미리 확보한 재고로 당장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생산품 수출량을 늘리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는 상하이 생산 물량을 광저우 공장으로 돌렸다. 상하이 공장이 광저우 공장보다 크지만 현재 공장 가동률이 85∼90%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광저우 공장 설비 배치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공급이 시급한 고객사에 대한 납품부터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 공장에서 스낵과 파이류를 생산하고 있는 오리온도 베이징, 광저우, 선양 등 중국 내 생산시설 4곳을 통해 타격 최소화에 나섰다.

반면 상하이 봉쇄가 기회가 된 기업도 있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 두부 등을 생산하는 2공장을 준공한 풀무원은 상하이 봉쇄로 현지 두부 공장들이 생산을 중단하자 알리바바의 식품 배달 유통사인 ‘허마선생’으로부터 급히 두부 20t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때마침 공장 증설로 물량 공급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 현지 유통 신채널에 영향력을 확대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 봉쇄#한국기업#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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