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밥 먹을 때마다 한숨”… 尹 “민생안정 대책 최우선으로”
인수위, 정부에 특단대책 촉구… 한은, 14일 금리 올릴 가능성
전문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1. 서울대 대학원생 오모 씨(25)는 요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학생식당을 찾을 때도 한숨을 내쉰다. 이달부터 학생식당 한 곳의 밥값이 1000원씩 올라 4500∼5500원이 됐기 때문이다. 오 씨는 “한 달에 60만 원으로 생활하는데 학식 값으로 약 4만 원이 추가로 나가게 됐다”며 “친구들과 밖에서 식사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 그 여유마저 잃어버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2.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서 7년째 화장품용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강모 대표(49)는 지난해 처음 적자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수출이 끊긴 데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재료 가격 때문이다. 강 대표는 “며칠 전만 해도 원료 가격이 10% 뛰었다”며 “원재료업체에 가격을 조금만 올려달라고 공문까지 보냈다”고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약 10년 만에 4% 넘게 상승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물가’를 5월 출범할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물가 급등으로 서민 고통이 커지고 원가 부담이 늘어난 기업들 수익이 줄면 자칫 출범 초기부터 민심을 잃을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6일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부터 긴급 물가 현안보고를 받고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물가 동향을 포함해 현 경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정부를 향해서도 “특단의 서민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5일 유류세를 5월부터 7월까지 30% 낮추기로 결정했지만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내놓은 ‘2022년 아시아 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3.2%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전망치보다 1.3%포인트 올랐다.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2%)의 두 배 이상인 4%대 물가 상승률이 나타나면서 이달 14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인상 연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50조 원 추가경정예산도 시급성을 다시 검토해 규모나 지원 내용을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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