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IFC 잡아라” 신세계-한화, 여의도 大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8일 03시 00분


여의도 ‘더현대 효과’ 매력상권 부상
임대 호황 등 기대로 매각가 껑충… 신세계, 지분투자로 인수전 참여
한화는 운영사로 외연확대 노려… 업계 “몸값 올라 금리 상승기 부담”

IFC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 인수전에 신세계에 이어 한화갤러리아도 뛰어들면서 여의도 상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수전이 신세계 컨소시엄(신세계, 이지스자산운용, KKR)과 미래에셋 컨소시엄(미래에셋맵스리츠, 싱가포르투자청·GIC, 한화갤러리아) 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매각가가 4조4000억 원으로 예상되며 두 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모두 4조 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매각가대로 거래가 성사되면 평단가 기준으로 국내 빌딩 최고가 거래가 된다. 어느 곳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든 ‘여의도 유통대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매력적 상권으로 급부상한 여의도

유통 대기업이 연이어 여의도 IFC몰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여의도가 최근 매력적인 상권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의 흥행은 여의도의 변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심 상권 특성상 주말 유동인구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던 여의도는 ‘백화점의 무덤’으로 불렸다. 하지만 더현대 서울 개장 이후 주말에도 핫한 상권으로 거듭났다. IFC몰과 마주 보고 있는 더현대 서울은 개장 후 1년 만에 연 매출 8005억 원으로 예상치(6300억 원)를 30%나 상회했다. 누적 방문객 3000만 명을 돌파한 더현대 서울의 낙수효과를 받아 지난해 IFC몰 방문객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여의도의 오피스 상권 회복세나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 등도 IFC의 몸값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16년 브룩필드자산운용이 IFC를 매입할 때만 해도 IFC 내 공실이 70%를 넘길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체계적인 오피스 운영 및 관리가 이뤄지면서 현재 공실률은 5% 밑의 자연공실률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 내 대형 오피스 공급이 당분간 없는 상황에서 탄탄한 임차 수요까지 받쳐주는 만큼 예상 매각가가 4조4000억 원까지로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 높은 매각가, 운영 부담 될 수도

신세계와 한화는 인수전 참여 형태가 다른 만큼 셈법 또한 다르다. 우선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한다. 향후 여의도 재개발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 등의 자본 차익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 측은 쇼핑몰 운영뿐만 아니라 오피스 임대 등에도 직접 관여할 계획이다. 백화점 3사에 비해 점포 수가 적은 한화갤러리아 측은 IFC몰을 통해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압구정점을 포함해 전국에 총 5곳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와 한화갤러리아는 각자 차별화 지점을 부각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IFC몰 규모의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갤러리아의 특징인 고급스러움을 입히고 식품관인 고메이494에 입점한 식음료(F&B) 분야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3차 본입찰은 이달 중순에 있을 예정이다. 부동산업계는 신세계 컨소시엄이 다소 우위에 있다고 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측이 일찍부터 쇼핑몰 전략 등을 구체화한 반면 유통 경험이 없는 미래에셋이 급히 갤러리아의 손을 잡은 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 경쟁 과열이 향후 부담으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치솟은 매각가가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높아져 임대 수익과 운영 수익이 수지 타산에 맞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ifc몰#인수전#신세계 컨소시엄#미래에셋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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