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46%인데 곡물은 20% 수준…정부,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8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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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곡물가가 크게 치솟은 가운데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50%에 육박하지만 곡물자급률은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어서 해외 의존도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양곡연도 기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5.8%, 곡물자급률은 20.2%이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자급이 가능하지만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밀과 콩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밀 생산량인 1만7000t으로 자급률은 0.8%에 불과하다. 콩은 8만1000t을 생산하는데 자급률은 30.4%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지난해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제 곡물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국제곡물 4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식용 수입단가지수(158.5)는 지난 1분기(143.7) 대비 10.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사료용 수입단가지수(163.1)는 1분기(143.5) 대비 13.6% 올랐다.

정부는 국내에 필요한 수입 곡물 공급 물량을 3~5개월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시장에도 큰 혼란이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쌀 다음으로 국내 소비 비중이 높은 밀·콩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2020년부터 밀·콩 전문 생산단지를 육성하고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 국산 밀 생산 예산은 2020년 34억원에서 올해 238억원으로, 국산 콩 예산 895억원에서 올해 1672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밀은 2019년 ‘밀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고, 2020년 ‘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난해부터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 생산부터 소비까지 중장기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전문생산단지를 지금의 두 배 가까운 50곳으로 확대하고, 생산량도 12만t으로 늘려 자급률을 5%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콩은 생산기반이 잘 정비된 논 중심으로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배수개선, 공동선별비도 신규로 지원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문생산단지 200곳에서 12만1000t을 생산해 자급률을 33%로 높일 예정이다.

주식인 쌀도 식량안보 상황을 감안해 공공비축 매입량을 지난해 35만t에서 올해는 45만t 수준으로 대폭 확대했다. 밀·콩 비축 목표량도 2025년까지 각각 3만t, 6만t으로 설정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국제곡물 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에 대비해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 일일 단위로 주요 곡물 재고, 시장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료(647억원)·식품(1280억원) 원료 구매자금 정책자금 금리를 0.5%p 인하하고, 사료 곡물 대체원료 할당관세도 확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곡물 중심으로 자급률 제고와 농지보전 강화, 비축 물량 및 시설 등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며 “해외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적인 식량 안보 강화 방안도 관련 업계나 전문가들과 협의·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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