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250만 가구 주택 공급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또 부동산 관련 세제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출범 준비 절차를 시작했다.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50만 가구 로드맵 논의…역세권 첫집 사업 모델 마련도
9일 인수위에 따르면 인수위 산하 국토교통부-서울시 도심주택공급 실행 TF는 6일 주택공급 계획을 세우기 위한 첫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양 기관의 주택 정책 핵심 인사인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과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 등이 참여했다.
회의에서는 윤 당선인의 250만 가구 공급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실행방안이 논의됐다. 국토부는 주택공급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서울시는 인·허가 등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TF는 서울 도심 내에 주택 공급 선도사업을 진행할 후보지 물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당선인 공약 사항인 ‘역세권 첫 집’이나 ‘청년 원가주택’ 사업 모델을 세우고 이를 공급할 사업지 선정 절차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의 250만 가구 공급 공약 가운데 서울시 물량은 50만 가구 정도이다. 인수위 측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저소득층 같은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 계획을 우선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서 ‘부동산 세제 TF’ 출범…“조세 원리에 따라 세제 개편”
인수위 부동산 TF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TF를 새로 꾸리기로 결정했다. 윤 당선인이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공약했으며 장기적인 개선 방안도 제시한 만큼 정부 출범 뒤에도 관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인수위는 “세제를 부동산 시장 관리 목적이 아니라 조세 원리에 맞게 개편하겠다는 게 당선인의 일관된 입장이며, 보유세는 납세자들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부과 수준과 변동폭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새 정부에서 출범할 TF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장기적인 통합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양도소득세 중과세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보다 단기적인 방안으로 꼽히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 및 1주택자 세율 인하, 취득세 1주택자 세율 단일화 및 다주택자 누진과세 완화에 대한 방안도 마련될 수 있다.
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도 해당 TF에서 재검토한다는 게 인수위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실화율 목표치인 90%를 낮추거나 2028~2035년인 목표 시점을 늦추는 속도 조절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공시가격은) 세금 뿐 아니라 복지 체계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각도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입법적 방안과 함께 여러 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책은 ‘보안 강화’…“종합계획 마련”
인수위는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강조하며 ‘보안 강화’에 나섰다. 대선 이후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1%에서 0.00%로 10주 연속 내림세를 마감하고 보합 전환했다. 강남구 0.02%, 서초구 0.02%, 송파구 0.01% 등 강남3구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이에 인수위나 업계 안팎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재건축이 빠른 속도로 되면 그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된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윤 당선인 이후 인수위가 재건축 사업의 대표적 규제로 꼽히는 정밀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하지만 인수위는 사실 관계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라는 큰 타이틀을 놓고 종합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대한 로드맵을 만들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를 다 생각해서 발표하는 시기와 순서를 전략적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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