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시공사 “공사비 증액 이행을” 철수
조합 “중단 열흘 넘으면 계약 해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이라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가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15일 0시부터 전면 중단됐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올해 상반기(1∼6월) 예정됐던 4786채 규모의 일반분양도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입장문을 내고 “2020년 2월 착공 이후 약 1조7000억 원의 외상 공사를 해왔고, 공사비와 별개로 시공단의 신용공여(연대보증)로 조합 사업비 대출 약 7000억 원을 조달하고 있다”며 “조합이 공사의 근거가 되는 공사비 변경 계약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더는 공사를 지속할 근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공사 현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자재 등이 모두 철수됐고,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문제가 되는 공사비 증액 계약은 2020년 6월 둔촌주공 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 사이에 체결됐다. 지난해 5월 새로 출범한 둔촌주공 조합은 해당 계약이 법적,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어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조합 관계자는 “16일 총회를 열고 공사비 증액의 근거가 되는 설계 변경안 자체를 무효화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이어지면 시공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채를 짓는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이다. 조합이 시공단과의 시공 계약을 해지하면 시공단의 연대보증으로 받은 사업비 대출(7000억 원)을 해결해야 한다. 이 대출은 7월이 만기다. 일반분양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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