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마케팅채널-정보플랫폼 등
중기-소상공인 수출지원서비스
“디지털 활용하면 누구나 수출기업”
부산 강서구의 차량용 금형 제조사 건양아이티티는 지난해 9월 일본의 바이어로부터 구매를 희망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이어 측은 제품 수입 의지가 강했지만 계약을 위해선 절차상 현장 실사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한국 방문이 사실상 어렵던 시기. 건양아이티티는 KOTRA의 ‘디지털 현장 실사’ 서비스를 신청했다. 여러 대의 고화질 카메라와 촬영 지원 스태프가 투입돼 금형 부품의 실제 위치, 작동 여부, 제품 생산 및 가조립 테스트 등이 일본으로 생중계됐다. 결국 10월 최종 계약이 이뤄졌고 건양아이티티는 2억 원 상당의 금형 제품을 수출할 수 있었다.
14일 KOTRA에 따르면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는 동안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이 대거 무산 또는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동 제한’의 한계에 부닥친 탓이다. 그런 가운데 디지털전환(DX)을 추진하고 있는 수출입 지원 서비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젤네일 스티커 제조사인 엘라인터내셔널은 2020년 설립과 동시에 코로나 사태를 맞았다. 네일숍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 회사 판로도 막혀버렸다. 실마리를 풀어준 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이었다. 특히 일본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의 배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은 소상공인들에게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갈비골목에 ‘열혈쭈꾸미’란 가게를 낸 윈홀딩스는 이후 중랑구 면목동에 2호점까지 냈다. 이들도 코로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정부 보조금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졌다. 윈홀딩스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주꾸미 요리를 ‘밀키트’로 제작해 해외 수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KOTRA의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바이코리아’를 통해 해외 마케팅에 나섰다. 열혈쭈꾸미 밀키트 2만 달러어치가 올해 1월 미국으로 가는 배에 실렸다. 이 회사의 첫 해외 수출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 간 이동 제한이 풀린 뒤 디지털을 활용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수출입 사례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는 2월 중소기업들의 통합마케팅 채널인 ‘무역투자24’를 만들었다. 이어 지난달에는 해외 진출 정보제공 플랫폼인 ‘해외경제정보드림’(해드림)과 인공지능(AI)으로 유망 시장 및 잠재적 파트너를 발굴하는 ‘TriBIG’을 각각 공식 오픈했다. 대기업들처럼 DX에 천문학적 돈을 투자하기 힘든 중소·중견기업들도 디지털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돕는 목적이다.
김윤태 KOTRA 중소중견기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엔데믹을 향해 감에 따라 글로벌 비즈니스도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며 “디지털을 잘 활용한다면 소상공인과 내수 및 초보기업들도 ‘누구나’ 수출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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