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세운지구 개발 계획을 포함한 강남북 균형발전계획을 21일 발표한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세운지구 개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세운지구는 2006년 오세훈 시장의 취임 개발공약 1호 지역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시장은 내일 기자간담회 후 세운지구를 방문, 일대를 둘러보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세운지구는 2006년 오시장이 취임 하자마자 세운지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한 곳으로 이른바 ‘오세훈표 시범지구’라 할 수 있다.
세운지구 재개발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재임 당시인 2006년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며 시작됐다. 오 시장은 2009년에는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 통합개발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며 2014년 오시장의 개발계획을 취소하고, 도시재생 중심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했다.
세운지구는 1970년대에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인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호황기를 누렸다. 세운은 세계의 기운이 모인다는 뜻으로 김현옥 전 서울시장이 작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68년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했을 정도였다. 저층(1~4층)은 가전제품을 판매하거나 수리하는 가게들이 입점했고, 중·상층(5~12층)은 자산가·공직자·연예인들이 입주한 최고급 거주공간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강남 개발이 이뤄지면서 세운상가 거주자들이 강남으로 이동했다. 이어 1990년대 외환위기가 불어 닥치고, 2000년대 들어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됐다. 용산전자상가가 생기면서 소비자들도 점점 발걸음을 끊었다. 세운상가는 그렇게 쇠락했다.
2006년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며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개발 계획을 수립하면서 다시 활기가 돌기도 했다.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남산과 종묘를 잇는 녹지 축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이기지 못했다.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으로 노선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정비구역들이 쪼개지고 해제됐다. 재정비 사업이 수차례 무산되는 진통을 겪었던 세운지구는 2019년 4월 을지로 4가역, 을지 트윈타워의 준공 이후 지역 정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세운 3구역·4구역·5구역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세운3구역은 총 10개의 정비구역 모두 사업시행인가를 완료하고, 이미 5개 구역이 착공했다. 세운4구역은 모든 보상절차가 끝나 철거공사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은 2개 구역(5-1구역 5-3구역) 사업시행인가 완료(2020년)돼 착공준비 중이다. 하지만 박원순시장 재임 시절 일부 구역이 재정비 해제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오시장이 계획했던 통합개발에는 일부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해 다시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11월 “퇴임하기 전 계획대로 실행됐다면 서울 도심은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부터 동대문까지 내려다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 아쉬워했을 만큼 세운지구는 오시장의 관심 지역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세운지구 통합개발을 다시 추진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강북개발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여 세운지구가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운지구 공구상 A씨는 “이 동네에서 오래 영업를 했는데 진작 개발 됐어야 하는 곳”이라며 “건물과 골목이 너무 노후된데다가 화장실도 없고, 자칫 화재라도 나면 소방차가 들어오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세운지구 상가 및 토지주들은 세운이 너무 오랫동안 개발이 안 돼 이번 개발 추진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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