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질때마다 저가매수 전략
네이버 20%-삼성전자 14% 등
개인 매수 상위 10개중 9개 하락
기업들 잇달아 자사주 매입 나서
직장인 신모 씨(28)는 2월 예금에 넣어둔 500만 원을 빼 네이버, 카카오 등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어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신 씨는 현재 20%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동학개미들은 24조 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을 팔아치우는 기관 및 외국인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떨어지면서 그 피해는 동학개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 외국인 팔자 행진… 홀로 순매수 나선 동학개미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는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조3295억 원, 4조472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장지수상품까지 포함하면 순매수 규모는 24조3527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조8354억 원, 13조5966억 원어치를 팔았는데, 그 물량을 개인들이 대부분 사들인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22일 현재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6.23%다. 지난해 말보다 11.21%포인트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1.79% 오른 84.25%에 이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돈을 풀면서 증시는 달아올랐다. 올해 들어 증시가 하락하자 동학개미들은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대거 투자에 나섰다. 실제로 코스피가 10% 넘게 빠진 1월에도 개인투자자들은 8조4633억 원을 순매수했다.
○ 하락장 속 동학개미 ‘손실 주의보’
하지만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곳은 두산에너빌리티(3.68%)뿐이다. 삼성전자(―14.43%), 네이버(―20.74%), 카카오(―18.22%), 현대차(―13.88%) 등 나머지 종목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개인이 6300억 원 넘게 사들인 크래프톤도 45.65% 떨어졌다. 연초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지난해 말 현재 1384만 명이다. 이 중 개인투자자(1374만 명)가 전체의 99.2%를 차지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들은 ‘단타’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다수의 동학개미가 시장 수익률보다도 낮은 10∼15%가량의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상장사들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 21명은 올해 삼성전자 주식 38억687만 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이 중 6억9900만 원가량을 순매수한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해 13명은 주가가 ‘6만전자’로 떨어진 지난달 이후 매수에 나섰다.
통상 회사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분류된다.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 크래프톤 등도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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