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로 회복세 확연… MZ세대 몰리는 대학가 중심
소규모 매장 임대료도 올라… 직장인-관광객 많은 명동도
공실률 50%서 1분기 40%로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 인근 골목에 있는 한 1층 상가. 최근 2개월 동안 비어 있다가 최근 새로운 세입자를 찾았다. 이로써 이 골목 상가들은 모두 가게들이 입점하게 됐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제 숲길 인근 골목에서 빈 상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세입자가 먼저 건물주에게 ‘임대료를 10% 올려줄 테니 장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정문 인근 건물 1층 상가에는 최근 무인사진관이 입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견디지 못한 식당이 지난해 말 폐업한 뒤 5개월째 비어 있던 곳이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학들의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다시 몰리며 무인사진관, 테이크아웃 전문 음식점 등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업종 위주로 입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며 서울 시내 상가 공실률이 낮아지는 등 오프라인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 두기 해제가 본격화된 4월부터는 이 같은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중대형 상가(3층 이상, 연면적 330m² 초과) 공실률은 9.5%로 지난해 4분기(10%)보다 소폭 떨어졌다.
특히 MZ세대가 몰리는 대학가 공실률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동교동 일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4.2%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분기 2.9%로 떨어지더니 올해 1분기 0.9%까지로 낮아졌다. 홍익대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최근 상가 공실 문의가 지난해 말보다 2배로 늘었다”며 “몇 달째 월세가 밀리던 악성 공실이 해소되는 등 상권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원 측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인근 등 주요 대학가 상권도 전반적으로 공실률이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했다.
마포구 연남·동교동 소규모 상가 임대료 역시 1분기 들어 지난해 4분기보다 0.45% 상승했다. 강남구 압구정 상권도 0.89% 올랐다. 연남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최근 코인노래방이나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 소규모 매장에 맞는 업종이 유행인 추세가 임대료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인이나 관광객 수요가 많은 상권도 회복세다. 지난해 4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50.1%까지 치솟았던 명동은 1분기 40.9%로 크게 개선됐다. 종각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큰 도로에 인접한 상가는 임대료 수준이 여전히 높아 일부 공실이지만 골목 상가들은 거리 두기 해제를 기다리던 상인들이 다시 입점하며 공실이 많이 채워지고 있다”고 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거리 두기 해제를 누리려는 ‘보복 소비’ 수요가 커지며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공실률과 임대료가 개선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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