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긴축 우려,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등 악재에 밀려 파랗게 질려가고 있다. 급락 후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되며 2600선을 가까스로 지켜내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지수 기준으로 1.8%만 하락해도 전 저점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는 지수 하단이 24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9.25포인트(1.10%) 내린 2639.06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 가까이 떨어지며 2610선까지 밀렸지만 개인투자자들이 9000억원 넘는 물량을 소화해내면서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올해 코스피 저점은 지난 1월28일 기록한 2591.53이다. 아직 40여포인트 가량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지수가 1.8% 가량 추가 하락할 경우 단번에 바닥이 뚫리는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바닥 밑에 지하실’을 보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실제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 하반기 코스피 저점을 2400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밴드로 2500선 이하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는 2400~2850포인트 범위에서 하락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며 경기방어주와 초대형주 중심의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추천 드린다”면서 “주식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확실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수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과 연준의 긴축 우려 등이 상반기에 선반영되고 하반기에 그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과 긴축 영향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둔화 양상이 증시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다음 달 전망에 대해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 및 정책 시사, 양적긴축 이행 등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글로벌 주식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책환경 변화를 주식시장이 전부 반영했다고 보기 쉽지 않아 변동성 위험에 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와 상반되는 전망도 다수다. 지수가 이미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패닉셀’은 자제하고 조정 시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 현재 금융시장은 긴축부담, 경기침체를 최악의 상황까지 확대 해석해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말~다음 달 초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5월 FOMC, 미국 물가지표 등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로 코스피 2600선 언더슈팅 혹은 전 저점 하향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가격조정은 비중확대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코스피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저점권인 2550~2560선에 위치하고 있다”며 “예상됐던 불확실성 요인들의 선반영으로 가격 조정이 작용하면서 반작용으로 증시 밸류에이션 부담은 낮아지고, 최근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긴축부담 정점 통과 가능성도 가시화될 수 있어 긍정적인 변화들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