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2일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어려운 기업에 자금만 투입해 연명치료를 했을 뿐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몇 년 후 대규모 조선업 부실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 회장은 2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쌍용차 매각 등이 줄줄이 무산되면서 이 회장에 대한 책임론과 산은 재편에 대한 지적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조선업 개편에 대해) 3사 체제로 끌고 가면서 해결책이 없어 ‘빅2’를 시도했지만 나는 실패했다”면서도 지난 정부에 대한 책임론을 언급했다. 그는 “대우건설, 대우조선, 현대상선 등 난제가 쌓여 있었지만 이전 정부에서 별로 해결한 것이 없는 것 같이 보였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대우조선, KDB생명, 쌍용자동차 등 3건을 제외하고 대우건설 등 11개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은이 지난 5년간 한 일이 없다는 비난은 산은을 잘 모르면서 하는 맹목적 비방이며 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사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정부와 임기를 맞출 필요가 있어서”라면서도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흠집 잡기, 흔들기 등 소모적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돼 심히 우려스럽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는 “지역균형 발전은 국가 전체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부울경은 산업화 이후 가장 특혜 받은 지역이며 기반산업이 집중돼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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