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10년물 3.4% 돌파…8년來 처음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3일 18시 06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감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10년물이 8년 만에 처음으로 3.4%를 넘어섰다. 5년물 이상 장기물은 전구간 전날 돌파한 연고점을 다시 경신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26%포인트 오른 3.406%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3.426%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38%)을 넘어선 것이다. 10년 물이 3.4%를 넘은 것은 2014년 5월 14일(3.442%)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053%포인트 상승한 3.139%로 마감했다. 장중 한 때 3.165%까지 올랐다. 5년물 국채 금리도 3.353%를 기록했다. 장증 3.380%까지 오르면서 3.4% 돌파를 시도했다. 전날 기록한 연고가(3.311%)를 넘어선 것으로 2013년 12월 12일(3.365%)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년물은 전장과 같은 3.354%에, 30년물은 전장대비 0.003%포인트 오른 3.283%에 마감했다. 전날 연고가(3.280%)를 뛰어 넘은 것으로 2014년 09월 17일(3.289%) 이후 가장 높다.

이날 채권 금리는 1년물을 제외하고 전구간 상승했다. 20년물은 보합세를 보였다. 장 시작 후 급등한 후 다시 되돌림 장세를 보이다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소비자물가가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오르면서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진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4.8% 올랐다. 전월 수준(4.1%)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4.8%)을 나타냈다”며 “앞으로도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4%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명분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4년 만에 장중 3%를 넘어서면서 국내 국채 금리도 영향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81% 오른 2.987%를 기록했다. 장중 한 때 3.002%까지 올라갔다.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것은 2018년 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43% 하락한 2.731%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투자자들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를 주목하고 있다.

3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가 급등하면서 이번달 FOMC에서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PCE 지수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황을 진단하는 핵심 지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PCE는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6.4%)를 상회한 수치다.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미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월 950억 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97.1%라고 내다 보는 등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은 양적긴축 관련 세부내용과 중립금리(2.5% 추정)를 넘는 인상을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 중이다.

여기에 차기 정부가 취임 이후 35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발표할 예정이라 향후 금리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년물이 3%대까지 올라오기는 했지만 지난달 국채 3년물이 오버슈팅한 영향도 있어 연고점 이상까지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장기물이 더 크고 미 국채금리도 10년물이 많이 오르면서 대외금리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추경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헷지 수요를 되돌리면서 오전 한때 장기물이 하락 국면을 보였는데 긍정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국채 10년물을 3400계약 매수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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