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미성년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소년 개미’들이 3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위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20세 미만 주주는 35만825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불과 1년 전인 2020년 말(11만5083명)과 비교하면 3배, 2019년 말(1만8301명)과 비교하면 20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소년 개미’들은 전체 주주(506만6466명)의 7.07%로, 전체 발행 주식의 0.25% 수준인 총 1483만449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3일 종가(6만75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9710억 원 수준이다. 1인당 평균 보유 주식은 41주다. 1인당 평균 약 277만 원어치씩 가진 셈이다.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들이 늘어난 건 2020년부터 유동성 증가로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 연령대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주식 투자에 눈뜬 10대가 늘어난 데다 일찍이 자녀들의 자산을 불려주기 위해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증여하거나 조기 재테크 교육에 나선 부모들이 급증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주식에 투자할 땐 연령 제한이 없지만 주식 계좌를 만들려면 부모나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증권사에 개설된 ‘소년 개미’들의 계좌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4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자 주식 계좌 수는 16만3000개로 2019년 말(4만9000개)에 비해 232.72%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9만1000여 개의 미성년 계좌가 새로 개설됐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1만7000여 계좌가 늘었다.
‘소년 개미’가 굴리는 주식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성년 계좌의 주식잔고 규모는 4월 말 기준 6186억 원으로 2019년 말(1274억 원)에 비해 38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모 세대인 30, 40대 계좌의 주식잔고 증가율은 189.7% 늘었다. 미성년자 주식 잔고 증가 폭이 부모세대 증가폭의 2배를 넘는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1분기까지 집계된 미성년 계좌의 수익률도 1.51%였다. 이들의 수익률은 30, 40대(―0.64%)보다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녀 계좌의 특성상 단타 매매가 적고 장기투자의 성격이 강해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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