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워싱턴대 학생 오영석이 26세에 20억 자산 일군 비결은?

  • 주간동아
  • 입력 2022년 5월 7일 10시 49분


암호화폐 200만 원 투자로 15억 벌어


최근 주식투자 붐이 일면서 자녀에게 주식계좌를 만들어주는 부모가 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주식투자 클래스도 인기다. 2010년 중학교
2학년 때 주식투자를 시작해 23세에 순자산 10억 원, 그로부터 3년 뒤인 올해 순자산 20억 원을 만든 청년이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오영석(26)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일찌감치 투자에 눈떠 특별한 수입 없이도 큰 자산을 일군 오 씨는 그럼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돈은 목표를 이뤄가는 데 따라오는 보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 씨는 지난해 2월 대학 졸업 한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해 주식 자료 시각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으로 진짜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그를 만나 투자 성공 비법을 들었다.

첫 투자 종목은 가수 ‘아이유’ 소속사


15세 어린 나이에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

“중학교 같은 반 짝이 주식투자를 한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200만 원을 넣어 주식계좌를 만들어주셨다.”

당시 어느 종목에 투자했나.

“가수 아이유를 좋아해 아이유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현재 카카오M)에 투자했다. 얼마 지나니 주가가 30%가량 올라서 매도했다.”

그 후로도 꾸준히 주식투자를 했나.

“간간히 트레이딩을 했는데,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자산 20억 원은 어떤 방식으로 모은 건가.

“당시 주식 수익은 지지부진했다. 2016년에 60만 원 정도였던 비트코인과 1만 원대였던 이더리움에 200만 원가량을 투자해 약 15억 원을 벌었다. 자산은 대부분 암호화폐로 일군 것이다.”

2016년에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당시 친구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 공부하게 됐고 이더리움도 그때 알았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산 뒤 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보유해 수익을 냈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투자뿐 아니라 ICO(암호화폐공개)에 투자했다. ICO를 통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00만 원 정도를 10억 원 이상으로 불렸다.”

현재도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나.

“얼마 전부터 ‘이젠 안정적으로 운용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단,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와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에 약간 투자하고 있다.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과 주식에 50 대 50으로 투자 중이다.”

TQQQ와 현금, 같은 비중으로 투자






지금까지 총투자금은 얼마인가.

“200만~300만 원이다. 추가 투자금은 없었다.”

주식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나.

“주식은 코어새틀라이트(core-satellite: 핵심 위성) 전략으로 투자하고 있다(그림1 참조). 투자금에서 비중이 큰 코어 자산은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새틀라이트 자산은 트레이딩이나 채권 ETF에 배분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어떤 ETF에 투자 중인가.

“나스닥 지수를 3배 추종하는 TQQQ다.”

3배 레버리지 TQQQ는 리스크가 크지 않나.

“베타 개념을 잘 활용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 베타는 벤치마크 지수(주식투자에서 목표 수익률을 정할 때 추종하고자 하는 표본의 지수) 대비 변동성 민감도를 의미한다. 그 종목의 위험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 베타다. 예를 들어 나스닥 100 지수가 벤치마크 지수라면, 나스닥 지수를 일대일 변동성으로 추종하는 QQQ의 베타는 1이다. 1 대 3 변동성으로 추종하는 TQQQ의 베타는 3이 된다. 현금은 베타가 0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코어 자산은 ‘TQQQ 대 현금=50 대 50’으로 구성해 베타를 1.5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는 벤치마크 지수의 변동성을 1 대 1.5 민감도를 추종한다는 의미다. 즉 벤치마크 지수가 1% 상승하면 1.5% 상승한다.”

현금 보유로 위험관리를 한다는 것인가.

“베타가 1인 QQQ를 100% 비중으로 보유하는 것보다 TQQQ와 현금을 통해 베타를 설정하는 방식이 위험관리 측면에서 더 안전하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나스닥 지수가 50% 하락할 때 QQQ를 100%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손실 폭은 -50%였지만, TQQQ 33%와 현금 67% 비중으로 베타를 맞춘 포트폴리오는 최대 손실 폭이 -33%로 제한된다. 즉 극단적 하락장에서 QQQ 100% 보유보다 안전하다.”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미국 ETF가 많은데 TQQQ에 투자하는 이유가 있나.

“서학개미 사이에서 반도체 지수 3배를 추종하는 ‘SOXL’도 인기가 많은데, 반도체 지수는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가 아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훨씬 크다. 나스닥은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다 보니까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지금 미국 주식 바닥권 형성





TQQQ 가격 변동이 큰데 어떤 방식으로 리밸런싱을 하나.

“리밸런싱은 TQQQ와 현금을 50 대 50 비중으로 맞추는 정적 리밸런싱과 상황에 따라 비중을 30 대 70, 60 대 40 등으로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동적 리밸런싱이 있다. 나는 동적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

동적 리밸런싱을 할 때 기준이 되는 지표가 있나.

“하이일드 스프레드(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의 회사채 금리차), PER(주가수익비율) 수준, EPS(주당순이익) 등을 참고한다. 나스닥 구성 종목 중 몇 %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나타나는 지표는 꼭 확인한다. 이 지표가 15%를 뚫고 내려온 후 다시 15%를 뚫고 올라가는 순간이 역사적으로 최적의 매수 구간일 때가 많았다. 현재는 이 지표가 16% 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언제든 반등이 올 수 있다. 현재 주가가 바닥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말이다.”

현금을 50%나 보유하면 기회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것 아닌가.

“맞다. 현재 금리가 낮아 현금을 은행에 두는 것은 큰 기회비용을 감수하는 것이다. 디파이에 스테이블 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으로 예치하면 연 20~30%까지 이자 수익을 낼 수 있어 이를 활용한다. 또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팩 종목은 합병 실패 시 발행가(미국 기준 보통 10달러)를 되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합병 전에는 발행가 아래로 하락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좋은 기업과 합병이 확정되면 많게는 15배까지 주가가 상승하기에 손실은 제한돼 있고 상승은 열려 있다.”

성과가 괜찮았던 스팩 종목이 궁금하다.

“소파이와 합병한 ‘IPOE’다. 주당 20달러 이상 올랐다.”

현재 눈여겨보는 개별 종목이 있나.

“실버게이트캐피탈이다. 암호화폐 은행인데, 시가총액이 5조 원 정도다. 미국 블록체인 산업이나 암호화폐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주목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매수하나.

“가격 구간에 따라 정삼각형 형태로 분할매수한다(그림2 참조). 정삼각형을 세로로 10등분해 각 구간에 해당하는 넓이만큼의 비중으로 매수하는 것이다. 가격 구간은 역사적 PER, PBR(주가순자산비율) 수준을 사용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역사적으로 PER 10~20배 사이에서 움직이는 주식이라면 가격 구간의 상단을 PER 15 정도 가격으로, 하단을 PER 8 정도 가격으로 정한다. 가격 구간을 다시 10등분해 해당 구간의 넓이 비중만큼 매수하는 것이다.”

TQQQ도 이 방법으로 매수하나.

“새틀라이트 자산은 현재 전부 현금화해두고 있다. 현재 미국 주식이 어느 정도 바닥을 형성 중이라고 생각해 TQQQ 가격이 좀 더 내려가면 현금화해둔 새틀라이트 자산을 가지고 삼각형 방식으로 추가 매수할 예정이다.”

언제부터 이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나.

“2년 정도 됐다.”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

“2020년에는 약 50%, 지난해에는 70% 정도 수익을 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배당주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었다. 배당주에도 투자하나.

“고정배당우선주에도 종종 투자한다. 고정배당우선주는 배당률이 고정돼 있어 주가가 하락해도 빨리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영화관을 비롯해 다양한 레저 시설을 보유한 기업 ‘EPR프로퍼티스’의 고정배당우선주에 투자했다. 발행가 25달러였던 주가가 13달러까지 하락해 시가배당률은 8~10%로 굉장히 높았다. 보통주는 기업 상황에 따라 배당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지만 고정배당우선주는 중단된 배당금을 추후 전액 지급한다.”

부동산은 어디에 투자하고 있나.

“광주와 경기 일산의 아파트에 갭투자를 하고 있다.”

새로운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평균 20대보다 많은 자산을 형성했다. 비결은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투자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2016년 암호화폐 투자와 2021년 가상 부동산, 디파이, NFT 투자처럼 말이다.”

현재는 플래닛랩이라는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어떤 스타트업인가.

“국내 주식투자자는 대부분 해외 사이트에서 재무제표나 투자 자료를 확인하고 사용료를 지불한다. 나는 사이트 이용료만 연 100만 원 이상 지출했는데, 다 해외 사이트였다. 국내에는 이런 사이트가 전혀 존재하지 않아 ‘종합적인 주식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재무제표에 나오는 복잡한 숫자들을 시각화해 투자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주식을 다룬다.”

자산 20억 원을 일궜다.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하나.

“경제적 자유란 경제적인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의미인데, 20억 원으로는 절대 자유로워질 수 없다. 지금도 나는 돈을 어떻게 벌어야 되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 100억 원가량 있으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질 것 같다. 100억 원이면 연 10%만 수익을 내도 10억 원이지 않나.”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38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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