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대통령 집무실을 품게 된 용산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그동안 주춤했던 일대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한강변 규제 완화와 재건축 활성화 방침까지 겹치며 집값은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올랐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 오름폭이 0.01%인 것과 비교하면 변동률이 훨씬 컸다.
용산구 아파트값은 지난 2월부터 7주째 하락세가 이어지다 대통령실 이전 이슈와 함께 지난 3월 마지막주 0.01%로 상승 전환했다. 이후 상승폭을 키워가며 강남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초구 상승률은 0.05%, 강남구는 0.03%였다.
주로 이촌동 정비사업 추진 단지와 한남동 고급 주택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그 결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 오른 값에 신고가를 쓰는 사례도 속속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숀 전용면적 87㎡(3층)은 지난달 33억3000만원(3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면적 5층짜리 매물은 지난해 8월 25억원에 거래됐다. 약 1년 만에 8억3000만원 오른 것이다.
이 단지는 대표적인 한강변 재건축 단지로, 서울시의 35층 층고 제한 폐지 수혜를 입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GS건설은 입찰 당시 한강변 높이 제한 폐지를 전제로 건물을 68층까지 올리는 설계안을 제시해 화제가 됐다.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 기대감도 반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택 공급의 주요 방식 중 하나로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수직 증축, 용적률 규제 등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한강대우 전용 84㎡도 지난달 23억8000만원(19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기존 고급 주택 집값도 오름세다.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6㎡(8층)은 지난 3월 직전 거래 대비 12억2000만원 오른 8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전용 114㎡(27층)도 35억7840만원에 거래돼 3억2000만원 넘게 뛰었다.
대통령실 이전을 계기로 일대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을 통해 용산 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조성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용산기지 전체 면적 중 4분의 1을 반환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교통량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용산역 환승센터 조성과 같은 교통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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