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경남 진주시에서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진주고,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59년 해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군복무 시절 6·25 전쟁에 참전해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등을 수여받았다.
1957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 이숙희 씨와 결혼한 뒤 제일제당 동양TV 등을 거쳐 호텔신라 중앙개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을 지냈다. 삼성이 전자산업에 진출하면서 본가인 LG로 복귀, 금성사 사장, LG반도체 및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럭키 대표 시절 고인은 석유화학 강국인 일본과 대만을 따라잡기 위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국민 치약’으로 불린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고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수출작인 ‘드봉’을 내놓기도 했다.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에서는 세계 최초 램버스 D램 반도체 개발을 이끄는 등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구 회장은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 사업부였던 아워홈을 이끌고 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고인은 미국 유학 중 현지 한인마트에 직접 김치를 담가주고 용돈벌이를 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특히 단체급식사업도 자신이 몸 담았던 첨단산업분야에 못지 않은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판단,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2000년 식품연구원을 설립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설립 이후 1만5000여 건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아워홈은 식자재 공급사업을 시작으로 식품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까지 사업분야를 확대했다. 2010년 중국 단체급식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2018년 기내식 사업, 지난해 미국우정청(USPS) 구내식당 위탁 운영을 체결하는 등 2000년 당시 매출 2000억원대의 기업을 20년만에 매출 1조7000억 원대의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지혜의 물’을 뜻하는 ‘지수(智水)’라는 호처럼 창의력과 도전정신, 글로벌 실무감각을 갖춘 미래 지향적 인재 육성에 힘썼다. 기업은 돈을 벌어 나라와 국민을 부강하게 해야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과 식품기업은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는 ‘국민 건강’ 철학을 바탕으로 아워홈을 경영했다. 서독 십자공로대훈장,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무역인대상 등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이숙희 여사와 아들 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딸 미현 명진 씨 지은 아워홈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아워홈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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