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규격의 ‘라이트닝’ 충전 단자를 고수해왔던 애플이 ‘C타입’ 충전기(USB-C)로 변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마련한 ‘모바일 기기 충전기 USB-C 통일 법안’의 후폭풍으로 보인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충전 단자가 없는 ‘포트리스(Portless)’ 아이폰은 현재 무선기술의 한계 등으로 인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에어팟·매직 키보드·맥세이프 배터리 등에도 근시일 내 USB-C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USB-C 규격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를 비롯해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 채택되어 있다.
하지만 애플은 PC제품인 맥과 아이패드 등 일부 제품에만 USB-C를 적용하고,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아이폰과 에어팟 등에는 라이트닝 충전 단자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유럽연합이 USB-C로의 충전단자를 통일하는 법안을 다수결로 통과시키면서 기존 정책을 고집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당초 애플은 유럽연합의 법안을 두고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USB-C가 적용된 유럽용 아이폰 별도 출시 ▲충전단자 완전 제거 등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급망 문제·생산 비효율성·무선충전 기술 미비 등으로 인해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애플이 USB-C의 아이폰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당장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14에는 적용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충전 단자 변경 작업을 즉시 진행하더라도 빨라야 2023년에나 절차를 마칠 수 있다.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5부터 USB-C가 적용될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충전 단자 변경 가능성에 대해 애플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유럽연합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한편 애플이 USB-C 전환을 공식화한다면 아이폰은 역사상 두번째로 충전 단자를 변경하게 된다. 애플은 지난 2007~2011년까지는 30핀 충전기를 적용했고, 이후 2012년 아이폰5부터 현재까지 라이트닝 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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