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모셔널, 우버이츠 고객에 서비스
주문 음식 도착하면 앱으로 차 문 열고 픽업
현대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 개조해 투입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전문 회사 앱티브의 합작법인인 모셔널이 차량 공유업체 우버와 함께 자율주행 배송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모셔널의 완전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를 활용한다.
모셔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에서 우버이츠 고객에게 첫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우버이츠 가맹점 직원은 모셔널 자율주행차가 도착하면 알림을 받고 지정된 장소로 주문받은 음식을 들고 나간다. 이후 음식을 특수 설계된 차량 뒷좌석에 싣는다. 이후 차량은 배달 장소로 이동하고, 고객은 알림을 받으면 우버이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동차 문을 열고 주문한 음식을 받는다. 자율주행 차량이 승객 수송 뿐 아니라 음식과 물품 배달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율주행차로 승객 뿐 아니라 음식까지 배송을 하려면 승차자와 음식을 모두 고려한 차량 설계가 필요하다. 음식 종류와 포장 모양, 크기, 음식 온도 등이 모두 다르고 판매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주문 사항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번에 많은 주문을 받더라도 음식 온도를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배송해야 한다. 모셔널 측은 “초밥의 주문 요건과 피자의 주문 요건은 크게 다르다. 브리또를 시키고 커피 한잔을 시킬 때 고객이 원하는 요구들도 모두 다르다”며 “음식과 물건을 흘리거나 떨어뜨리지 않고 운송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해야 하고, 승객들의 짐과 쇼핑백도 넣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3월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나섰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모셔널은 차세대 혁신을 대표하는 기업이며, 현대차그룹이 써온 최첨단 자동차 기술의 역사와 유산을 모셔널과 함께 이어가겠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번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에 투입되는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지난해 9월 처음 공개됐다. 현대차그룹과 모셔널은 로보택시에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을 탑재했다. 레벨 4는 차량이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서 운전할 뿐 아니라 비상시에도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루프(천장)에 파란색 원통형 라이다와 이를 받치고 있는 카메라, 레이더 등 센서를 달았다. 전·후면 범퍼와 좌우 펜더(차량 바퀴 윗부분) 등에도 30여개 센서를 장착했다. 자율주행 센서는 360도 전방위 상황과 장애물을 인식한다. 또 고해상도로 주변 이미지를 측정해 공간 정보를 습득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자율주행 기준 레벨 4에 해당하는 모셔널 차량이 배송에 사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셔널은 지난해 12월 우버와 배송 서비스 협력을 체결했고 아이오닉5를 자율주행 배송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이후 원활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식당과 소비자 특성 등을 수개월 간 연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테스트도 진행했다. 모셔널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배송 기술 및 소비자 이용 관련 데이터 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서비스가 자율주행차의 광범위한 활용 사례를 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베 가브라 모셔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율주행 배송은 모셔널의 다음 상용화 단계를 나타낸다. 모셔널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신뢰도 높은 자율주행차 공급업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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