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조합과 건설사(시공단) 간 갈등 격화로 공사가 중단되며 시공단이 부담할 비용이 월 150억∼200억 원에 이르는 데에 따른 것이다. 1만2000여 채(일반분양 4786채) 주택 공급도 최소 9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둔촌주공재건축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둔촌주공 공사 일부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지난달 15일 공사가 52%가량 완료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시공단 측은 “조합과의 협상에 진척이 없다”며 “사업단 일부 업체가 타워크레인 대여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했다. 시공단에 따르면 공사 중단 기간 타워크레인, 호이스트 등 장비 대여료와 용역비, 가설비 등의 비용이 월 150억∼200억 원이다.
시공단은 7월까지 타워크레인 57대의 해체를 마칠 계획이다. 이 경우 내년 8월 예정인 둔촌주공 입주가 최소 9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타워크레인은 한번 해체하면 재설치까지 최장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다른 공사장비 반입까지 2∼3개월이 소요된다.
더 큰 문제는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불거진 조합과 시공단 간 갈등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공사 재개 시점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조합이 금융권과 맺은 대출 계약은 총 2조1000억 원(계약 금액 기준)으로, 조합의 이자 부담만 연간 800억 원 정도다. 당장 8월 만기인 7000억 원 규모 사업비 대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