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폐배터리도 재활용… GS,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0일 03시 00분


[모두를 위한 성장 ‘넷 포지티브’]
2부 기업, 함께하는 성장으로〈7〉친환경 스타트업 발굴 나선 GS

GS가 투자한 친환경 스타트업 뉴트리인더스트리의 김원준 이사가 동애등에 사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뉴트리인더스트리는 음식물쓰레기를 분변토와 돼지 사료 대체 단백질로 환원한다. 뉴트리인더스트리 제공
GS가 투자한 친환경 스타트업 뉴트리인더스트리의 김원준 이사가 동애등에 사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뉴트리인더스트리는 음식물쓰레기를 분변토와 돼지 사료 대체 단백질로 환원한다. 뉴트리인더스트리 제공
#1. 가정에서 매일 나오는 음식물쓰레기의 80% 이상은 폐수다. 재활용할 방법도 거의 없어 보통은 분쇄, 탈수, 건조 과정을 거쳐 저품질 비료로 쓴다. 경남 창원의 스타트업 뉴트리인더스트리는 음식물쓰레기에 첨가물을 더해 동애등에의 먹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동애등에 애벌레는 돼지 사료로, 애벌레가 분해한 분변토는 고급 퇴비로 재활용된다. 뉴트리인더스트리의 기술이 오수 배출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기존의 저품질 비료 대비 부가가치도 최대 70배로 높인 것이다.

#2.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폐배터리 배출량도 매년 늘고 있다. 이를 재활용해 배터리 소재인 리튬을 다시 뽑아내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 소재 스타트업 에코알앤에스는 폐배터리를 분쇄해 나오는 ‘블랙파우더’에 이산화탄소를 투입해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황산 용액으로 녹여 리튬을 추출하던 기존 공정의 폐수나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두 곳은 GS그룹의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 ‘더 지에스 챌린지(The GS Challenge)’에서 각각 14 대 1, 9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기업들이다. 뉴트리인더스트리는 GS의 지원으로 투자를 유치해 사업화에 성공했고, 에코알앤에스도 본격적인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 친환경 스타트업 발굴, 넓은 생태계로 이끄는 GS
GS그룹은 친환경 에너지·바이오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의 발굴-육성-투자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허태수 GS 회장은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전략”이라고 말했다. GS그룹만의 성장을 꾀하기보다는 생태계 전체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더 지에스 챌린지는 GS그룹이 지난해 초 주요 계열사들과 함께 친환경 혁신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사업성이 있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경연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함께 초기 투자와 멘토링을 통해 사업화 단계까지 지원한다. 지난해 상반기(1∼6월)에 1기 6개사를 선발했고,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도 2기 6개사를 발굴했다. 지난달은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데모데이 행사까지 열었다.

기술만 갖고 있던 스타트업들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대기업의 투자 유치, 법무 등 실무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다른 스타트업과 교류하면서 시너지를 얻는다. 특히 뉴트리인더스트리나 에코알앤에스와 같이 수도권의 벤처 투자 인프라에서 소외된 지역 거점 기업일수록 이런 기회가 큰 도약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GS 챌린지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 에코알앤에스 임진호 과장이 폐배터리에서 나온 블랙파우더를 자체 개발한 리튬 추출 설비에 투입하고 있다. 에코알앤에스 제공
GS 챌린지를 통해 선발된 스타트업 에코알앤에스 임진호 과장이 폐배터리에서 나온 블랙파우더를 자체 개발한 리튬 추출 설비에 투입하고 있다. 에코알앤에스 제공
류상훈 에코알앤에스 대표는 “많은 창업자들이 좋은 기술을 갖고 시작하지만, 목표 설정과 시장 진출 방식 등에 대한 구체성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GS챌린지 멘토링을 통해 기업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많은 조언과 협업을 얻었다”고 말했다.
○ 펀드 조성·CVC 설립으로 실제 투자자 역할까지
GS는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은 물론 직간접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액셀러레이터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거나 관련 계열사가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을 설립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GS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지난해 12월 120억 원 규모로 조성한 ‘대전규제자유특구 블루포인트 투자펀드’에 30억 원을 출자했다. 그중 일부가 뉴트리인더스트리 등 더 지에스 챌린지를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에 실제 투자됐다. 에코알앤에스는 사업 연계도가 높은 계열사인 GS에너지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1월에는 CVC 회사인 GS벤처스를 설립해 본격적인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정부가 기업의 혁신 성장과 유망 벤처기업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일반 지주회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을 시행한 직후다.

GS벤처스는 ㈜GS가 자본금 100억 원을 전액 출자해 지분 100% 자회사로 출범했다. GS그룹은 바이오·탄소 저감·자원 순환·유통·신(新)에너지 등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꼽고 있다. 투자 대상이 될 스타트업도 이 영역에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GS벤처스는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달 13일에는 ㈜GS가 GS벤처스가 설정할 ‘GS벤처스 펀드(가칭) 1호’에 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GS는 “GS벤처스 펀드에는 ㈜GS와 GS의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자로 나서 투자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라며 “향후 대기업 집단의 CVC 설립이 이어져 국내 벤처 생태계의 활성화와 대기업의 신성장 협업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s#친환경 스타트업#에코알앤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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