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로 치솟은 생산자물가에 뒤이어 이번 달 소비자물가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그간 억눌렸던 소비자 분출하는 ‘보복 소비’ 효과에 힘입어 이번 달 소비자물가가 5% 선을 뚫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우리나라 연간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고 있다. 물가 안정이 최대 화두인 한국은행 역시 조만간 물가 전망치를 4% 이상으로 끌어 올릴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전월 대비 1.1% 상승한 118.02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최고 기록이다. 국내에서 생산자가 시장에 출하하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종합적인 가격 수준을 측정해 지수화한 것이다.
생산지에서 상품이 출하돼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통상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보다 한두 달 정도 선행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달의 높은 생산자물가에 이어 이번 달 소비자물가 역시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미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접어든 뒤 11월 3.8%, 12월 3.7%에 이어 올해 1월 3.6%, 2월 3.7%를 기록했다. 3월 들어 4.1%로 4% 선을 뚫었으며 4월에는 이보다 더 높은 4.8%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특히나 이번 달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 효과까지 더해져 소비자물가가 5%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가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달 물가상승률이 5%대 초반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우리나라 연간 물가 전망치를 크게 높여 잡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전망치(3.1%)보다 0.9%p오른 4.0%로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4.2%로 2.5%p 끌어올렸다.
한은 역시 오는 26일 발표하는 경제 전망에서 올해의 연간 물가 전망치를 대폭 올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발표된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3.1%였다. 금융권은 한은의 전망치가 이번에 4% 이상으로 뛰어오를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 조치 등으로 공급망 차질 우려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더해지면서 연간 4% 이상으로 올해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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