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우리 정부 “달러 유동성 공급 넘어 양국 행정부가 외환시장 안정 노력”
기재부, 美재무부와 정례협의 계획… 두 정상, 통화스와프는 논의 안해
한미 정상이 처음으로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정례협의뿐 아니라 수시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로 해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통화스와프는 논의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한 협력을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어려울 때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양국 행정부가 함께할 수 있는 노력들을 시작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통상 미국이 다른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의에 따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가 매년 두 차례 국장급 정례협의를 열 계획이다. 또 필요하면 수시로 대화를 갖고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경제 협력의 분야를 국제금융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양국이 해 왔던 기존 협력들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이라며 “국내 외환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달 새 50원 넘게 오르며(원화 가치는 하락) 1300원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심리적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통화스와프 상설화 방안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통화스와프를 한다면 미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담당하는데 미국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굉장히 강조한다”면서 “논의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위기 때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그만큼의 달러를 빌려오는 제도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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