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대상 집값 6억 → 9억 이하로 확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24일 03시 00분


2017년 6억원 이하로 낮췄지만 집값 뛰어 서울 6억 이하 급감
금융당국, 신청 대상 현실화 나서
40년 만기 이어 ‘50년 만기’ 검토… 연소득 적으면 대출한도 늘어나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대상이 집값 6억 원 이하에서 9억 원 이하 주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지난해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이 나온 데 이어 50년 만기 상품 출시도 검토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집값 급등으로 6억 원 이하 주택이 크게 감소한 데 따라 신청 대상을 현실화하고 대출 한도도 높여주려는 취지다.
○ 보금자리론 집값 6억→9억 원 이하 추진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문재인 정부에서 낮췄던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가격의 상한을 9억 원으로 원상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정부는 2017년 서민들에게 혜택을 집중하겠다며 주택가격 상한을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내렸다. 2009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린 뒤 8년 만의 하향 조정이었다. 보금자리론은 부부 합산 연소득 7000만 원(7년 이내 신혼부부는 85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집값의 최대 60%(3억6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돼 일반 대출보다 한도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당국이 보금자리론 주택가격 상한을 높이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8250만 원으로 2016년 말(5억9828만 원)에 비해 80.9%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7414만 원으로 5년 전(3억9860만 원)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세 6억 원 이하 주택 수도 급감했다. 부동산114 시세 기준으로 4월 말 서울의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7.7%(9만3474채)에 그친다. 2017년 4월 63.5%(79만6793채)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강동, 광진, 동작, 성동, 송파구는 6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0%대로 떨어졌다.
○ 50년 만기 보금자리론도 검토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보금자리론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연소득이 적은 대출자는 대출 한도가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사람은 장기 분할상환을 통해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세 9억 원 주택을 담보로 연소득 5000만 원인 가구가 보금자리론을 받으면 만기 30년일 때 4억1840만 원을 빌릴 수 있지만 만기가 50년으로 늘어나면 5억49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연간 갚는 대출 원리금은 각각 2499만 원, 2500만 원으로 거의 같다.

연소득 7000만 원 가구라면 만기가 30년이든 50년이든 최대 5억4000만 원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연간 상환액은 만기 30년일 때 3226만 원에서 50년일 때 2673만 원으로 줄어든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7월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을 출시해 올해 3월 말까지 9476건, 2조36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내줬다. 전체 보금자리론 대출액의 15.6%를 차지한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40년 만기 신청 대상이 만 39세 이하이거나 결혼 후 7년 이내 신혼가구로 한정된 것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비중”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기가 늘어나면 총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대출 갈아타기나 중도 상환 등을 고려하면 총 이자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보금자리론#집값#50년 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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