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너무 많이 들어 애물단지 전락했던 ‘하늘 위 호텔’
여행수요 폭증 등에 업고 다시 운항 재개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하늘 위 호텔’ 이라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이르면 내달 하순부터 다시 띄운다. 운영비용이 많이 들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A380이 여행수요 증가로 다시 날개를 펴는 것이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6월 말 A380을 방콕 노선에 주 7회 띄울 계획으로 운항 준비에 나서고 있다. 7월 중순부터는 미국 LA에만 주 3회, 8월부터는 LA와 방콕 모두에 A380을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조종사들에게 A380 운항 재개 계획을 공유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스케줄은 아니지만 공급부족 해소를 위해 대형기종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A380 기종 투입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항공사들의 증편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좌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운임을 치솟고 있다. 고객들의 불만이 심해지자 정부는 6월부터 국제선 증편을 주 230회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멈춰서 있던 항공기를 투입하려면 정비와 연습 비행, 운항·객실 승무원 복귀 및 재훈련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곧 바로 좌석 부족 현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A380 투입은 추가 증편 없이도 좌석 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항공사들로서는 한 번 띄울 때 좌석 수가 많은 항공기를 띄워 수익을 내자는 전략인 셈이다. 대한항공도 최근 A380을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10월까지만 A380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노선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내부에서는 조만간 홍콩 노선에도 A380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 6대를, 대한항공은 A380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A380의 좌석수는 비즈니스스위트 12석, 비즈니스클래스 66석, 이코노미 417석 등 총 495석이다. 대한항공 A380(일등석 12석, 비즈니스클래스 94석 등 총 407석) 보다 88석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다른 대형기종인 A350-900 (311석), B777-200ER(약 300석), B747-400(398석)보다도 좌석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A380은 그 동안 ‘돈 먹는 하마’ 라 불리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왔다. 항공기가 워낙 큰 탓에 연료 소모 및 정비, 운영 등에 큰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 중에는 A380을 더 이상 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곳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A380은 공항에 주기(주차)돼 있었다. 지난해 140여 명의 A380 조종사 자격 유지를 위해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비행을 하기도 했다. 조종사 기량 유지를 위해서는 90일 동안 최소 3회 이상의 이착륙 경험 등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시기에 A380 기종을 활용해 무착륙 관광 비행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은 비행과 더불어 재자격 훈련을 지난해부터 해왔기에 A380 운항을 위한 인력 운용에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A380 투입은 임시방편일 가능성이 크다. 400석이 넘는 항공기를 못해도 70~80% 이상은 채워가야 돈이 되는데, 여행수요와 좌석공급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져서 A380 운영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A380 운항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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